[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또 다시 변화를 택했다. 3년 만에 내린 결정이다. 13년 만에 롯데 사령탑에 부임한 양상문 감독 체제 아래에서 롯데만의 색깔, 롯데만의 시스템을 정립하는 게 시급하다.
롯데의 사령탑 교체는 시즌 막판부터 설득력을 얻었던 예상이었다. 그리고 예상이 현실로 바뀌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롯데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2년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 이후 5년 만이었다. 5년 만에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끈 조원우 감독은 재계약에 성공하며, 3년 더 롯데 사령탑 임기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1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콕 집어서 말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색깔을 덧 입히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결국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5강 경쟁을 펼쳤지만, 결국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개막 전 FA 손아섭과 문규현의 잔류, 외부 FA 민병헌 영입,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채태인 영입, 2차 드래프트를 통한 이병규 오현택 고효준 합류 등 전력보강이 이뤄졌지만, 안방마님 강민호의 FA 이적(삼성) 등 전력 약화 요소도 뚜렷했다.
13년 만에 다시 롯데에 출범한 양상문호, 구단 안팎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더구나 조원우 감독은 재계약에 성공하긴 했지만, 롯데라는 팀에서 입지가 탄탄한 편은 아니었다. 부산 출신이지만,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하진 않았다. 코치로 2년(2011~2012시즌) 몸담았던 게 롯데와의 인연으로서 전부다. 프런트의 의사결정 권한이 더 큰 롯데 구단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덧입히기보다는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선수단 구성 및 전반적인 시즌 운영 준비는 감독 혼자서 할 수 없다. 물론 경기 운영 면에서 판에 박힌 좌우놀이 등 실망스러운 장면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롯데는 양상문 감독의 풍부한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호화 멤버를 하나의 퍼즐 그림판으로 만드는데 단장, 해설위원, 감독을 거친 양상문 감독이 적임자라는 얘기다. 특히 양상문 감독은 지난해 롯데를 상위권으로 이끈 주역인 영건 박세웅, 박진형의 부활을 비롯, 올 해 한풀 꺾이며 롯데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 됐던 마운드 개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양 감독도 “타선보다 마운드 전력이 부족했다. 젊은 투수 중 괜찮은 선수가 보이니, 잘 다독이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양상문 감독은 13년 전 롯데 사령탑으로 재직시, 이대호 강민호(현 삼성) 장원준(현 두산) 등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2000년대 말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롯데 전성기의 틀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시스템 정립이나 체질개선, 색깔을 덧입히는 작업은 감독 혼자의 책임으로 남을 일은 아니다. 프런트의 협조가 필요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최근 10년 새 롯데에서 계약기간을 제대로 채운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밖에 없다. 조원우 감독은 최초 2년 계약기간을 채운 뒤, 재계약 1년 만에 경질됐다. KBO리그에서 가장 조급하기로 유명한 롯데 프런트가 진득하게 기다려 줄지도 유심히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일단 양상문 감독에게는 2년(계약기간)의 시간이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