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철이형, 스포츠중계 하는 PD…개인방송으로 이뤄가는 꿈 [김도형의 유·아·인]

유·아·인은 ‘유튜브, 아프리카티비(TV) 등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의 약자입니다. 플랫폼불문, 장르불문 1인 미디어 방송인들의 방송 뒷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BJ철이형(30·본명 김종철)의 방송은 특이하다. 비전문가 출신인데 전문적이다. 심지어 체계적이고, 자극적이지도 않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1인 미디어 방송의 특징과는 다르다. 그는 편견을 깨는 프로방송인이다.

◇ BJ철이형, SK와이번스·KT소닉붐 공식 중계를 맡다 4년차 BJ 철이형은 아프리카티비(TV)를 통해 SK와이번스 편파중계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아프리카TV와 SK 와이번스의 MOU 체결로 탄생한 방송 ‘스크(SK)라이크’는 이미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그는 구단과 팬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철이형은 동생 김종범(28·상무 농구단)과의 인연으로 부산 KT소닉붐 중계도 맡아서 하고 있다. 아프리카TV의 추천으로 야구중계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했다. 벌써 3년째다. 인터뷰 다음날에는 부산 KT소닉붐 시투 행사에 참석했다. 제법 끈끈한 사이다.

사진=아프리카티비(TV) BJ철이형 제공
철이형은 자신이 응원하는 프로구단들로부터 중계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철이형의 진짜 강점은 체계적인 연출에 있다. 그는 “원래 꿈이 스포츠나 라디오방송 PD였다”면서 “MBC SPORTS+에서 잠깐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올해 아프리카TV와 SK와이번스가 MOU계약을 체결했다. 아프리카티비(TV)가 나를 추천해 공식방송을 진행하게 됐다. 매달 첫째 주에는 치어리더들과 함께 응원가 배우기 등 팬들과 소통하는 방송을 한다. 둘째 주는 SK(와이번스) 담당기자들과는 야구관련 이슈들을 정리한다. 셋째 주에는 강화도에 있는 2군 경기장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선수들과 인터뷰한 영상을 편집해 방송한다. 이것들을 주단위로 정리해 최대한 일정에 맞춰 방영한다.”



◇ 비전문가 출신, 그래서 더 나은 점 철이형은 야구선수 출신도, 농구선수 출신도 아니다. 아무리 편집을 잘한다고 한들 전문 방송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팬들이 그의 중계를 챙겨보는 이유는 뭘까. 그는 스스로 부족함을 알기에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내 방송의 특징은 전문성보다 팬들과의 소통에 있다. 거친 표현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수위를 지키는 편이다. 동생이 현역선수다보니 그런 것 같다. 동생이 못하는 날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부족한 전문성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계속해서 (데이터를) 찾아보고 나름대로 분석해본다. 매주 야자타임(아프리카TV 프로야구 토크쇼)에도 출연해 배운다. 다른 BJ들의 방송과 인터넷 기사들도 꾸준히 챙겨본다.”

◇ BJ철이형이 생각하는 SK와이번스의 가을야구와 그 이후 꾸준히 노력한 덕분일까. 매주 담당기자들과 이슈들을 정리하고, 가깝게 지내다보니 BJ철이형에게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이 있었다. 그가 들려준 구단내부 분위기와 차기감독에 대한 귀띔도 제법 그럴싸하게 들렸다.

“이번 시즌 SK의 두산전 승률은 20~30%정도다. 그걸 기대해야한다. 냉정하게 쉬운 상황은 아니다. 6년 만의 플레이오프 직행이다. 내가 정식 중계를 맡은 해에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다. 전체적인 전력은 밀리지만, 힐만 감독이 팀을 떠나기 전에 좋은 기억을 남기고 갔으면 좋겠다. 올해가 적기라면 적기다.”

“구단은 현재 가을야구에 집중하고 있다. 시즌이 아직 끝난 상황이 아니기에 차기 감독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다만 염경엽 단장이 (차기 감독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팬들도 원하는 분위기다. (반면 함께 방송하는) 한 SK담당기자는 ‘구단에서는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 감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넓은 범위에서 찾고 있다’고 알려줬다.”

플레이오프 진행 상황에 대한 예측도 내놨다. 철이형은 SK의 우승을 위해 한화를 응원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웃었다.

“넥센과 한화 중 넥센이 올라올 것 같다. 전도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많다. 경험부족과 관계없이 경기력이 너무 좋다. 기세도 좋다. 하지만 SK중계하는 입장에서는 한화가 올라왔으면 좋겠다.(웃음) 상대전적도 한화에게는 앞선다. 넥센에게는 근소하게 밀린다.”

사진=아프리카티비(TV) 방송 캡처
◇ BJ철이형의 방송철칙 원칙과 소신, 그것이 없다면 어떤 것도 중심을 잡고 나아갈 수 없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곧 사라져버리거나 자극적인 콘텐츠로 연명하려 들 것이다. 철이형은 이를 알고 있었다. 그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고 있었다.

“방송을 하면서 나 스스로 ‘재밌다’라고 생각해야한다. 그래야 시청자도 재밌게 본다. 어떤 순간에도 방송이 최우선이다. 팀이 대패를 하더라도 최대한 재미있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럴 때면 가끔 팬들이 분노를 표출한다. ‘상황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웃어넘기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진지하게 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긍정적이고 재미있어야 한다. 아울러 팬들과 소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어떤 콘텐츠든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한다. 1인 미디어의 핵심적인 부분이자 매력이다.”

“시청자와 내 방송철학이 부딪힐 때가 물론 있다. 하지만 방송은 서비스업이다. 조금씩은 맞춰줄 필요가 있다. 오랜 팬들이 부탁할 때는 들어주는 편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가끔 정말 힘들 때는 컴퓨터가 꺼진 척하고 방송을 꺼버린다. 다음날 인터넷에 문제가 있었던 척한다. (웃음)”

◇ 현직 BJ가 말하는 냉혹한 현실 철이형은 개인방송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2개 프로구단들의 공식중계를 진행하면서도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했다. 겸손이 아닌 아주 현실적인 충고였다.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 시청자가 2명이었다. 게임방송을 했는데, 한 명이 게임을 같이 했다. 실질적인 시청자는 1명이었다. 한동안 아무리 재미있게 해도 최대가 30~40명이었다. 쉽지 않다고 느꼈다. 혼자서 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 예전만큼 누군가의 조력 없이 혼자 성장하기는 힘든 것 같다. (그럼에도 도전한다면) 가장 중요한 점은 방송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흥미도 있어야하고 확실한 콘텐츠가 있어야한다. 중도포기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 방송기술은 배울 수도 있다. 좋아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철이형은 개인방송의 장점이 곧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청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내 방송을 보고 시청자들이 ‘방송 잘 봤다’ ‘야구 힘들어도 나 때문에 즐거웠다’며 많이 웃어주면 보람을 느낀다. 멘트나 배경음악을 적절하게 잘 써서 반응이 좋을 때도 그렇다. 하지만 역시 시청자 때문에 힘들 때도 있다. 내 방송을 보고 재미없어 하는 분들, 악플을 남기는 분들. 그런 분들의 댓글을 직접 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 시청자수가 뚝뚝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일 때도 마음이 불편하다.”

사진=아프리카티비(TV) 방송 캡처
◇ BJ철이형, 한국의 빈 스컬리를 꿈꾸다 미국의 전직 야구중계 캐스터 빈 스컬리(91)는 1950년 브루클린 다저스 때부터 지난 2016년까지 다저스 전담 캐스터로 활약했다. 그 기간이 총 67년에 이른다. 철이형은 그처럼 오랜 기간 SK와이번스 중계를 하는 것이 새로운 꿈이라고 했다.

“시청자들이 내 방송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시청자들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나를 봐주는 사람들이다. 즐겁게 해주는 것이 최우선이다. 10년, 20년 길게 하고 싶다. 미국 캐스터 빈 스컬리의 경우 다저스 중계만 수십 년 했다. 그분의 중계를 보며 희열을 느낄 때가 있었다. 현실적으로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꾸준히 할 수만 있다면 나도 내공이 쌓일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내공이 쌓인 중계자를 원하는 분들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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