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신연경 기자] 올 한해 MBC에서는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았다. 도전이 빛나는 성과가 있는 반면 딱 꼬집어서 기억에 남지 않는 부진한 성적도 면치 못했다.
MBC 드라마는 지난해 12월에 마무리된 파업의 여파로 올해 초 정상화를 위한 휴식기를 거쳤다. 3월 월화미니시리즈 ‘위대한 유혹자’와 수목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안방극장 시청률 사냥에 나섰다. 올해 MBC 연기대상 후보에 오른 배우 김선아, 소지섭, 신하균, 이유리, 정재영, 채시라를 비롯해 어떤 작품들이 안방극장을 웃고 울게 만들었는지 속속들이 살펴보자.
지난 8월 25일 첫 방영된 주말특별기획 ‘숨바꼭질’에서 이유리는 대한민국 유수의 화장품 기업의 상속녀의 액받이로 인생을 대신 살아야했던 비극의 주인공 민채린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그는 자신을 액받이로 입양하는데 앞장선 친모(윤다경 분)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진짜 상속녀(엄현경 분)의 존재에 맞서며 때론 처연하고 때론 악녀의 모습을 보였다. 이유리는 최종회 15.4%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시청률 견인에 성공했다.
주말을 이유리가 책임졌다면 수목미니시리즈는 ‘내 뒤에 테리우스’(이하 ‘내뒤테’) 소지섭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11월 15일 막을 내린 ‘내뒤테’에서 소지섭은 사라진 전설의 블랙 요원 김본으로 분해 앞집 여자 고애린(정인선 분)과 수상쩍은 환상의 첩보 콜라보를 펼쳤다. 최고시청률 10.5%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SBS ‘흉부외과’와 KBS2 ‘오늘의 탐정’과의 시청률 싸움에서 승리를 거뒀다.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소지섭은 ‘내뒤테’를 수목미니시리즈 왕좌로 이끌며 고전하던 MBC 드라마를 구해냈다.
그런가하면 정재영 주연의 월화미니시리즈 ‘검법남녀’는 괴짜 법의학자와 초짜 검사의 특별한 수사 공조를 그린 장르물로 로맨스 열풍 속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했다. 1회 4.5%의 낮은 수치로 출발했으나 최종회 9.6%를 기록하며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서 채시라는 짙은 모성애 연기와 굴곡진 인생을 살아가는 여성의 삶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극 중 바람이 난 남편으로 인해 ‘아내’라는 수식을 빼앗기고 못난 아들로 하여금 ‘엄마’라는 수식마저 뺏긴 50대 서영희의 삶을 고스란히 그리며 애절한 모성애를 선보였다.
◇‘파격’적인 소재로 MBC는 순항중
‘나쁜 형사’·‘붉은 달 푸른 해’·‘신과의 약속’· 사진=MBC, 예인 E&M
MBC 하반기 드라마는 파격적인 소재로 변신을 꿰했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월화미니시리즈 ‘나쁜 형사’는 연쇄살인마보다 더 독한 형사와 연쇄살인마보다 더 위험한 천재 사이코패스의 아슬아슬한 공조수사를 그린 범죄 드라마다. 특히 영국 BBC 최고의 인기 드라마 ‘루터(Luther)’가 원작으로하며 첫 방송부터 ‘19금’ 판정을 받을 만큼 독보적이고 파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MBC가 9년 만에 선보인 ‘19금’ 판정에 1회 7.6%를 기록한 ‘나쁜 형사’는 4회 만에 10.%로 두자리수를 돌파했다. 신하균은 숨막히는 열연으로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주말특별기획 ‘신과의 약속’은 이혼한 사이인 한채영과 배수빈이 아픈 아들을 살리기 위해 인공수정으로 둘째 아이를 갖는 소재를 다뤘다. ‘하나뿐인 자식이 죽어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문을 던지며 오로지 자식을 살리기 위해 세상의 윤리와 도덕을 뛰어넘는 선택을 한 부모의 이야기를 향한 관심은 시청률 12.9%로 입증했다.
‘내 뒤에 테리우스’에 바통터치를 이어받은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가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다. 붉은 울음을 쫓아가며 마주하는 ‘아동학대’, ‘연쇄살인’은 가히 충격적이다. 김선아는 사건의 중심에서 아동 상담사 차우경 역으로 고군분투 중이다.
◇시작이 반인데…야심찬 포문에도 결과는 씁쓸
‘위대한 유혹자’·‘손 꼭 잡고’·‘시간’·‘배드파파’ 사진=MBC
오랜 파업의 여파 속 MBC는 재정비 후 야심찬 포문을 열었으나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위대한 유혹자’는 올해 첫 월화극으로 우도환, 박수영, 문가영, 김민재까지 청춘스타들을 캐스팅하며 스무 살 유혹 로맨스를 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저시청률 1.5%를 기록하는 불명예 타이틀을 남겼다. 함께 첫 시작을 알린 수목극 ‘손 꼭 잡고, 석양을 바라보자’는 배우 한혜진과 윤상현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다. 죽음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부부가 서로에 대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최고시청률 4.5%로 고전하는데 그쳤다.
7월 첫 방영된 수목극 ‘시간’에서는 극을 이끌어가는 남주인공 김정현이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하차했다. 당시 소속사 오앤엔터테인먼트는 김정현이 섭식 장애와 수면 장애로 치료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격투’라는 소재와 의문의 신약이라는 현실 기반 판타지에 애잔하고 따뜻한 가족애까지 얽힌 ‘배드파파’는 장혁의 캐스팅에 독보적 장르물을 기대케 했다. 흥행을 예고했으나 아쉽게도 최고시청률 4.0%로 막을 내렸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