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리스’(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는 사랑이 없는 가족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희미해져가는 사랑의 참된 의미를 전한다. 여기에는 모든 종류의 사랑이 담겼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러브리스’는 ‘리바이어던’ ‘리턴’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최신작품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드레이 감독 특유의 깊은 통찰이 담겼다.
‘러브리스’의 주된 전개는 알로샤(마트베이 노비코프 분)가 실종되면서 펼쳐진다. 이혼을 준비 중이던 알로샤의 부모 제냐(마리아나 스피바크 분)와 보리스(알렉세이 로진 분)는 뒤늦게 알로샤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 그를 찾아 나선다. 극의 초반부 두 사람의 뻔뻔하고 답답한 모습은 분노를 유발하기도 한다.
'러브리스'가 오는 18일 개봉한다. 사진=영화 '러브리스' 포스터
사건의 핵심인물인 알로샤는 열두 살 소년이다. 부모의 이혼과 더불어 그들이 자신을 서로 떠넘기려한다는 것을 알고 집을 떠난다. 가장 의지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대상이 자신을 미워하고 짐처럼 여기는 것을 알았을 때의 비참함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러브리스’에는 제목처럼 사랑의 부재가 곳곳에서 목격된다. 사랑 없는 부부, 사랑 없는 부모와 자식, 사랑 없는 가족이 그것이다. 다만 제냐와 보리스는 그 공허함을 외부에서 찾는다. 홀로 남겨진 알로샤가 사라진 것은 어쩌면, 그들처럼 자신의 공허함을 채워줄 누군가를 찾아 나선 것일지 모른다.
‘러브리스’의 또 다른 특징은 계절적 배경이 시종일관 겨울이라는 점이다. 알로샤의 소식처럼 봄은 찾아오지 않는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쓸쓸하고 공허한 정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알로샤가 느꼈을 고독과 외로움의 정서에 더욱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은 ‘러브리스’의 제작의도에 대해 “우리는 타인을 단지 수단으로 여긴다. 그리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그건 그저 스스로와 타인에게 거짓말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러브리스’를 통해 현대인들의 사랑에 대한 몰이해를 지적한 것이다.
나아가 안드레이 감독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비판했다. 그는 이에 대해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는 다른 사람을 수단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 타인들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정보 때문에 아주 피곤한 사회가 됐다”며 “요즘 시대에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을 위해 살고 있다. 이 무관심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타인에게 헌신하는 것뿐”이라고 첨언했다.
다시 말해 그는 현대 인류가 스스로 삭막하고 이기적인 사회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타인을 사랑으로써 대하지 않는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목적과 수단에 맞게 이용할 따름이다. 안드레이 감독은 사라진 알로샤가 우리의 미래 세대일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다만 ‘러브리스’에는 흥미로운 사건이나 화려한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흔한 이야기다. 그렇다보니 취향에 따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