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막았다” 키움 불펜, 믿으니까 잘한다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고민이 많았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장정석 키움 감독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선발투수 김선기를 등록하면서 구원투수 이영준을 말소한 게 마음에 남았다. 이영준은 24경기 1승 평균자책점 3.16으로 불펜의 한 축을 맡았다. 잘하던 투수를 빼야 할 만큼 키움 불펜의 선수층은 두껍다. 경쟁도 치열하다. 그렇기에 점점 견고해진다.

30일 잠실 LG전에서 불펜의 힘으로 LG 추격을 뿌리쳤다. 2점차 리드에서 6회 무사 만루(조상우)-7회 1사 1,2루(김상수)-8회 2사 1,2루(한현희)-9회 2사 2루(오주원) 위기를 모두 막았다.
장정석 키움 감독(왼쪽)은 조상우(오른쪽)를 승부처마다 기용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간다. 사진=옥영화 기자
압권은 6회였다. 에릭 요키시가 흔들리자 조상우를 긴급 호출했다. 조상우는 김민성과 대타 박용택을 잇달아 내야 땅볼로 유도해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흐름은 키움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장 감독은 “이닝 중간에 투수 교체를 잘하지 않는 편이다. 등판하는 투수에게 부담을 주기가 싫다. 이번에도 피하고자 했으나 요키시로는 힘들었다. 승부처라고 판단해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기를 바랐다. 1점 정도는 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조상우가 최악의 상황을 멋지게 막았다”라고 호평했다.

불펜의 활약은 벤치의 믿음이 있기에 가능하다. 끝까지 믿고 기다려준다. 키움은 30일 경기에서 7·8·9회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으나 장 감독은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 수시로 투수 교체를 하는 팀과 다르다.

장 감독은 “물론, 나도 부담을 느낄 때가 있다. 물론, 간혹 이닝 중간 투수를 바꾼 적도 있다. 그러나 지양하려고 한다. 다음 등판 투수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내보낸 주자를 어떻게든 스스로 막으려 온몸을 다 쓴다. 그 노력이 보이니까 믿고 맡긴다. 난 그걸 지켜볼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상우는 어깨 부상 회복 후 위기 상황마다 등장하고 있다. 4경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고 있다. WHIP는 0.25에 불과하다. 특정 이닝에 국한되지 않으나 6회 이후부터 몸을 풀며 출동을 준비한다.

조상우 카드를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건 오주원이 9회를 완벽하게 막아주기 때문이다. 다양한 셈법이 가능해졌다.

장 감독은 “오주원이 9회를 깔끔하게 막아주니 마운드 운용이 편하다. (클로저)카드가 한 장 더 있다는 게 크다. 승부처에 쓸 수가 있다. 이를 막아내면 흐름이 우리에게 넘어온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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