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술수 없이 우직한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솔직리뷰]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전쟁영화치고는 짧은 러닝타임, 마치 공식처럼 여겨지는 스펙터클을 지웠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오로지 772명의 학도병에 몰두했다.

실화를 다룬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수많은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하루 전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 ‘친구’(2001), ‘똥개’(2003), ‘극비수사’(2015), ‘암수살인’(2018)의 곽경택 감독과 드라마 ‘아이리스2’ ‘아테나: 전쟁의 여신’ 등을 연출한 김태훈 감독이 공동연출을 맡았다.

우선 유격대와 학도병을 이끄는 이는 이명준 대위(김명민 분)다. 그를 중심으로 류태석(김인권 분) 일등상사, 박찬년(곽시양 분) 중위가 움직인다. 반면 이들과 달리 단 2주간의 훈련만 거친 채 전장으로 내몰린 학도병은 분대장 최성필(최민호 분) 그리고 기하륜(김성철 분)을 포함한 772명이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포스터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유격대와 전투경험이 전무한 학도병들을 태운 문산호는 악천후 속 상륙을 시도하지만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총알 탓에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학도병과 군인, 민간인이 죽음을 맞는다.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된다. 이들은 아군의 지원도 없이 전장에 고립되다시피 하고, 이 과정에서 학도병들의 이야기와 감정이 교차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전쟁영화로 소개되지만 기존 전쟁영화를 답습하지는 않는다. 전쟁의 잔혹함을 전시하듯 늘어놓지도, 전시상황을 스펙터클하게 그리지도 않는다. 전쟁영화치고는 짧은 104이라는 러닝타임에서 느껴지듯 볼거리를 최소화하고 전쟁 시퀀스의 스케일도 작은 편이다.

저마다의 이유로 학도병에 지원한 청년들의 숭고한 희생을 담은 만큼 최대한 예의와 선을 지키려 노력한 영화다. 전쟁의 참상을 분명히 응시하나 그 안에 놓인 인물 한 명 한 명의 마음이 더 중요하게 그려진다. 으레 끼워 넣을 법한 전우간 갈등이나 치기어린 감정으로 긴장감을 고조하는 얕은 술수는 애초에 생각조차 하지 않은 듯 보인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만의 미덕이다.

기억되어야 할 영웅들을 스크린으로 불러낸, 아무리 의미가 남다른 영화라고 해도 빈틈은 있다. 학도병들의 개인사는 보여주기 식으로 나열되고 여성 캐릭터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선이라도 있는 듯 그 역할이 일정 수준에 멈춰버린다. 관객의 감정보다 앞서가는 웅장한 음악은 과잉이며, 학도병 분대장 역을 맡은 최민호의 부자연스러운 연기는 때때로 방해요소로 작용해 몰입을 흐트러뜨린다. 오는 25일 개봉.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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