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도전이고 모험이다. 그렇지만 팀을 재건해 팬이 좋아하는 야구를 구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허삼영(47) 전력분석팀장은 30일 제15대 삼성 라이온즈 감독으로 선임됐다. 29일 밤 홍준학 단장의 최종 제의를 받은 그는 심사숙고 끝에 받아들였다.
허 신임 감독은 ‘MK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모두가 놀랐겠지만) 나도 당황스러웠다. (감독 제의 수락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라고 밝혔다.
단번에 수락한 건 아니다. 가족의 반대가 특히 심했다. 감독은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다. 작은 일 하나하나에 반응이 엇갈린다. 비판, 비난, 조롱의 대상이 된다. 가족은 허 감독이 상처를 받을까 걱정했다.
허 감독은 “처음에는 개인 생각만 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하니 개인 문제가 아니었다. 가족은 물론 선수단도 생각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직장을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 1996년 훈련지도요원으로 입사한 허 감독은 20년 넘게 전력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정년이 보장된 ‘직원’이다. 3년 계약을 맺었으나 그 이후가 보장되지 않는다. 재임 기간에도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허 감독은 “내게도 도전이고 모험이다. 힘든 길일 수 있다. 그러나 (삼성 야구단에) 30년 가까이 몸을 담았다. 팀을 재건해 팬이 좋아하는 야구를 구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은 새로운 야구를 선언했다. 데이터 야구 강화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의 돌파구다.
KBO리그 최고의 전력분석원으로 자리매김한 허 감독은 데이터 야구에 강점을 갖고 있다. 2018년 리그 최초로 트랙맨 시스템을 도입하고 운용하는 데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허 감독은 “아직 공개할 수 없으나 2년 전부터 트랙맨 외에도 다양한 전력분석 방법을 준비 중이다. (데이터 야구의) 실효성을 거두려면 물론 실적(성적)이 따라줘야 한다”라고 전했다.
삼성은 2016년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새 구장에서 한 번도 가을야구를 치른 적이 없다. 4년간 성적은 9위-9위-6위-8위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을 맡아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6년부터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허삼영 신임 감독 체제에서 변화를 꾀한다. 사진=옥영화 기자
허 감독은 “성적 없는 리빌딩은 존재할 수 없다. 지금 당장 가을야구를 논하는 건 무의미하다. 우리 팀을 잘 분석해 어떻게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릴지를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라고 이야기했다. 새로운 삼성이 나아갈 방향도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렸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으나 자신감이 있었다.
허 감독은 “내가 정한 기준은 간단하다. 야구는 1인 스포츠가 아니다. 각 파트가 결속해야 한다. 혼자 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 (선수단 기강과 관련해) 태만한 모습도 보이지 않도록 하겠다. 선수단을 잘 관리하는 게 결국 내 역할이다. 코치의 조언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가며 ‘좋은 조직’을 만들겠다고 했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