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마의 ‘6회초’였다. 이영하(22·두산)가 한국시리즈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영하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쳤다.
5회초까지는 2점을 내줬어도 위력적인 공으로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하지만 6회초 급격히 흔들리면서 5⅓이닝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4회말 오재일의 2점 홈런만 터지면서 2-5로 밀렸다. 이영하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과의 원투펀치로 이영하를 낙점했다. 한국시리즈 1·2차전 선발투수를 고르는 건 힘든 일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세스 후랭코프도 후반기 성적이 좋았으나 이영하의 페이스가 워낙 좋았다.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영하의 9월 이후 평균자책점은 1.93(28이닝 6실점)이었다. 같은 기간 5.11(24⅔이닝 14실점)의 린드블럼보다 우수한 성적이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았다. 이영하는 포스트시즌 3경기(6⅓이닝 4실점 2자책)를 뛰었으나 모두 구원 등판이었다. 선발투수로 나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 감독은 “긴장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담이 너무 컸던 것일까. 이영하는 초반 볼이 많았다(2회초까지 37구 중 16개). 키움 타자들은 유인구에 속지 않고 침착하게 이영하의 공에 대처했다.
1회초 서건창의 볼넷과 제리 샌즈의 안타로 무사 1, 3루에 몰린 이영하는 이정후의 희생타로 선제 실점을 했다. 2회초에도 선두타자 송성문에게 3루타를 얻어맞더니 김혜성의 희생타로 추가 실점했다. 그나마 두들겨 맞지 않으며 대량 실점을 피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2회초 2사 3루에서 서건창의 큰 타구가 외야 우측 파울 폴을 살짝 벗어났다. 그렇지만 타순을 한 바퀴 돌자, 이영하의 몸이 풀렸다.
영점이 잡혔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크게 올랐다. 묵직한 공으로 키움 타자들을 압도했다. 샌즈, 이정후, 박병호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3회초가 압권이었다.
아웃 카운트를 빠르게 쌓아갔다. 키움 타자의 출루 문도 닫혔다. 이영하는 2회초 무사 2루의 김혜성 타석부터 12타자 연속 아웃 처리했다. 중단된 것도 6회초 샌즈의 내야 안타 때문이었다.
다만 그 내야 안타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6회초 1사 1루에서 박병호가 이영하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통타, 외야 좌중간으로 날렸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샌즈가 홈까지 뛰기 충분할 정도로 큰 타구였다.
강펀치를 맞은 이영하는 변화구의 각이 밋밋했다. 김하성의 볼넷에 이어 송성문의 안타로 추가 실점했다. 두 타자에게 던진 마지막 공은 모두 슬라이더였다.
공까지 높았다. 2사 1, 3루에서 터진 이지영의 안타에 이영하가 강판했다. 투구수는 98개(스트라이크 61개 볼 27개)였다. 최고 구속은 149km.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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