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연말대전에 자신 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그의 이유 있는 자신감대로 영화 ‘백두산’은 무서운 기세로 극장가 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씨 표류기’(2009), ‘나의 독재자’(2014)를 연출한 이해준 감독과 ‘협녀: 칼의 기억’(2015), ‘신과함께’(2017), ‘PMC: 더 벙커’(2018) 등을 촬영한 김병서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하고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스튜디오가 제작에 참여해 화려한 CG를 자랑한다.
‘백두산’을 소개하는 이병헌은 군더더기 없었다. 잘 빠진 시나리오를 취한 상업영화. 그가 ‘백두산’을 이르는 말이다. 극중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을 연기한 이병헌은 그에 걸맞은 연기와 액션으로 성수기 극장가의 ‘병기’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배우 이병헌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시나리오가 너무 잘 빠져서 부정적이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력이 덜했다. 너무 매끄러우니까 결핍이 느껴지지 않았달까. 그러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리준평은 빈틈도 있고 능청스럽다가도 어떤 순간엔 날카롭고 냉철한 인물이다.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들고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 남한이나 북한, 가족이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이익이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이병헌과 하정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리준평과 특전사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 분)은 버디무비 매력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두 인물의 유머에서 흥미가, 진한 감정에서 몰입도가 생겨난다.
“(하정우는) 순발력과 재치가 뛰어난 배우다. 예를 들어, 대화를 나눌 때 유머 센스가 느껴져도 연기할 때 그게 적용이 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센스를 적재적소에 발휘하지 못하는 거다. 그런데 하정우라는 친구는 유머와 재치를 백준 사용할 줄 아는 배우다. 관객들이 저와 하정우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각각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 이병헌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이병헌의 말대로 리준평은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인물이다. 어떠한 연유인지는 모르나 이중첩자 노릇을 하다가 잡혀 무기로 감옥에 갇히고 만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리준평의 감정이 처음으로 드러나는 지점은 아내에게 딸의 행방을 묻는 씬이다. 이때부터 리준평에게 부성애가 입혀지고 딸이라는 목표가 생겨난다. 이병헌 역시 한 아이의 아버지, 한 가정의 가정이다. 지금의 상황이 리준평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극중 인물의 부성애 연기에) 감정이입이 잘됐다. 영화를 찍는 몇 개월 동안 배우가 100% 설득당하지 못해 툭툭 걸리거나 감정이입이 어려운 부분은 계속해서 신경 쓰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감정이입이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 물론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게 훨씬 많다. 그럴 땐 상상에 의존하며 연기하는 거다. 운 좋게 내가 이해하는 감정이 있으면 조금 더 자신있게 연기할 수 있다. 아이가 있으면 미혼인 배우보다는 쉽게 그 감정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배우 이병헌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백두산’은 순제작비 26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백두산 화살 폭발이라는 소재 특성상 CG 작업은 필수적이었다. 개봉 직전까지 후반작업에 피와 땀을 쏟은 결과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영화가 완성됐다. 직접 출연한 이병헌 역시 이 부분에서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단다. “‘한국에서 이런 영화가?’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한국영화도 이제 할리우드 스케일에 버금가는 것 같다. ‘할리우드급’이라는 표현 자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백두산’은 한국영화에서 또 한번 어떤 의미의 성장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