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을 몰고 온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오스카) 레이스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칸영화제를 시작으로 걸음 닿는 곳마다 강렬한 인장을 새긴 최초의 연속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해 8월 21일 제92회 오스카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을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은 이 영화가 칸영화제 수상을 필두로 많은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세계 영화계의 화제작이란 점, 감독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높다는 점, 현재 한국영화의 예술적, 기술적 완성도를 대표할 만한 작품이라는 점, 미국 현지 배급을 맡은 회사의 신뢰도와 역량이 수일하다는 점을 선정 근거로 삼았다.
오스카 출품작으로 선정된 ‘기생충’은 같은 해 10월 11일 북미 개봉 직후 관객과 평단 모두를 만족시키며 신도롬과 같은 화제를 불러 모았고, 오스카 수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본격적인 오스카 레이스를 시작했다.
영화 ‘기생충’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먼저 북미 4대 비평가 협회상의 선택을 받았다. 전미 비평가 위원회(NBR) 시상식, 뉴욕 비평가 협회(NYFCC)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 LA 비평가 협회(LAFCA)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송강호), 시카고 비평가 협회(CFCA)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또한 워싱턴 D.C. 비평가 협회(WAFCA), 필라델피아 비평가 협회(PFCC), 디트로이트 비평가 협회(DFCS),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등 다수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저력을 보였다. 비단 미국에서의 인기만은 아니었다. 제66회 시드니 영화제(최고상), 제72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엑셀런스 어워드, 송강호), 제38회 밴쿠버 영화제(관객상), 제4회 슬레마니 국제영화제(각본상), 제11회 울란바토르 국제영화제(관객상), 제43회 상파울루 국제영화제(관객상), 제9회 호주 아카데미상(작품상) 등 국경을 초월하는 수상은 70여 부문을 훌쩍 넘는다.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한국영화 최초로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에 후보 지명되고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나 골든 글로브 수상은 오스카 트로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에 내달 열리는 오스카 시상식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했고, ‘기생충’은 어김없이 오스카 시상식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역시 한국영화계에 처음 있는 일이다.
‘기생충’이 오스카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된 부문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극영화상 등 6개다. 최고상인 작품상 후보에는 ‘기생충’을 비롯해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포드 V 페라리’,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맨’,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조조 래빗’,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 노아 바움백 감독의 ‘결혼 이야기’, 샘 멘데스 감독의 ‘1917’,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이 올라 최고 영예를 겨룬다.
영화 ‘기생충’ 배우들이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앙상블상을 수상했다. 사진=ⓒAFPBBNews=News1
‘기생충’의 수상 릴레이는 기술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17일 양진모 편집감독은 미국 편집자조합(ACE)이 주최하는 ACE 에디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최우수 영화 편집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양 감독의 이번 수상은 에디상 70년 역사상 최초이며, 오스카 시상식 편집상 후보로도 올라 있는 만큼 수상 청신호로 여겨진다. 열연을 펼친 배우들도 나란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19일 미국영화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작품상에 해당하는 앙상블상을 아시아 영화 최초로 수상했다. 이 부문은 영화에 출연한 주연·조연 배우 전체가 수상자로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이정은, 최우식, 박소담 등이 무대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비록 ‘기생충’ 배우들이 오스카 시상식 연기 부문 후보에 오르지는 못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앙상블상을 거머쥐며 오스카 레이스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었다.
오스카 레이스에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는 ‘기생충’이 내달 9일 열리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낭보를 전해올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