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의 시간’ 이제훈 “하나도 남김없이, 다 태워버렸다” [MK★인터뷰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배우 이제훈이 영화 ‘사냥의 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웠다. 정신과 체력이 극한에 놓여도 그의 열망은 오히려 더 불타올랐다.

지난 23일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 넷플릭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의 숨 막히는 시간을 담아낸 영화로 직선적인 서사 구조에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으로 풀어냈다. 2010년 ‘파수꾼’으로 가능성을 입증한 윤성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무려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10년 전 ‘파수꾼’으로 불안정한 10대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 관객과 평단 모두에 호평 받은 이제훈이 윤 감독과 ‘사냥의 감독’으로 재회했다. 이제훈이 연기한 준석은 갓 출소해 위험한 작전을 설계하는 인물로 지옥과 다를 바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 에메랄드빛 바다를 꿈꾸는 청년이다. 완벽한 줄 알았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나며 산산조각 나는 인물의 내면을 또 한번 기민하게 포착해 극의 몰입도를 이끈다.



배우 이제훈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행을 택한 후 우여곡절 끝에 빛을 본 ‘사냥의 시간’은 이제훈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이하 이제훈과 일문일답. Q. 넷플릭스 공개를 두고 예기치 못한 잡음이 일었다. 배우 입장에서도 부담이 됐을 것 같다.

A. 이제훈: 2월 말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고 넷플릭스를 만난 것은 너무 뜻밖의 일이라 신기하고 꿈같았다. 그런데 그 시점에 있어 한 번 더 연기가 된 건 매우 아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공개된다는 것에 있어선 의심하지 않았다. 걱정을 많이 해주셨지만 의연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지켜봤다. 너무나 좋은 기회로 넷플릭스에 공개되어 기쁘고 감사하다.

Q. ‘사냥의 시간’은 여러모로 도전적인 영화다. 정체불명의 인물로부터 쫓기는 준석을 연기하며 몸도 마음도 힘들었을 것 같다.

A. 이제훈: 주변에서 ‘영화를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어한 이유를 알겠다. 너를 갈아서 넣었구나’라고 하더라.(웃음)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대견하기도하면서 고생스러운 건 그만하고 재미있는 거 하라는 말도 더러 들었다. 무엇보다도 ‘진짜 같다’는 말에 고마움을 느꼈다. 그 상황에 대한 극한을 체험하려고 애를 썼고 나를 다 태워버렸다. 그 부분을 알아봐준 것에 있어 다행이고 감사하다.

Q. ‘파수꾼’ 이후 윤성현 감독과 재회했다. ‘사냥의 시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이제훈: 크게 고민하지는 않았다. ‘파수꾼’에서 윤성현 감독과 만났고 인연이 되어 ‘사냥의시간’에 오기까지 형제처럼 지내던 사이니까 차기작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당연히 함께 한다는 생각이었다. 김칫국일 수 있지만 (윤성현 감독과) 같이 한다면 뭐라도 하고 싶었다. 이번 영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윤성현 감독이 그린 세계관을 빨리 그림을 통해 보고 싶었고 배우, 스태프 얼른 모아서 멋진 작품 만들자는 의지를 다른 작품보다 더 많이 다졌다.

Q. 말한 대로 전 세계 공개다. 공개 후 국내외 반응도 좀 찾아봤나.

A. 이제훈: 해외 반응이 굉장히 많더라. 해외 크리틱을 찾아보는데, 장르적인 이야기를 선호하고 봐주셔서 그런지 영화의 의도에 맞게 봐주셔서 감사했다. 팬분들의 반응도 댓글이나 기사를 통해서 보고 있다. 월드 와이드로 동시에 반응을 겪는 것은 배우로서 처음이라 신기하다. 앞으로도 넷플릭스에서 쭉 볼 수 있으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반응도 유심히 보려고 한다.

배우 이제훈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Q. 윤성현 감독이 말하기를 준석 캐릭터는 애초부터 이제훈을 염두에 뒀다고 한다. 본인이 생각할 때 왜 준석이 자신이었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이제훈: 나는 원래 거칠고 욕 잘하는 사람 아닌데 가끔씩 그런 모습을 보여줬나 싶기도 하다. ‘파수꾼’을 찍으며 나에게 다양한 모습이 있었을 거다. 친절하고 다양한 모습이 있지만 화가 나거나 이 상황의 부조리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거칠게 피력한 것을 준석에 투영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 나도 준석이라는 인물을 읽을 때 이질감이 없었다. 나는 항상 작품을 할 때 이게 마지막이고 더 보여줄 게 없을 정도로 쏟아내자는 마음으로 임한다. 열정적이고 돌파해나가는 모습을 준석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

Q. ‘파수꾼’을 찍을 때와 ‘사냥의 시간’의 윤성현 감독은 뭐가 달라졌던가. 그리고 박정민과도 10년 만에 한 작품에 출연했는데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A. 이제훈: 윤성현 감독은 더 깊어졌다. 영화적 장르나 세계관을 보여주고 싶은 에너지가 가득하다. 영화적인 구현을 해낼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나의 모든 걸 다 주려고 했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쏟아내자는 생각이었다. 박정민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방법적인 부분에 있어서 시간이 지나며, 영화 드라마 경험을 쌓아가며 성숙된 부분이 있다. ‘우리가 독립영화를 했던 씨네키드에서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역할을 책임지고 있구나, 잘하자’라는 의지를 다졌다.

Q. 반대로 안재홍, 최우식, 박해수와는 첫 연기호흡이다. 각 배우와 함께 연기한 소감이 궁금하다.

A. 이제훈: 나는 여전히 독립영화를 많이 보고 궁금해 하는 사람이다. 안재홍은 ‘이 사람 뭐지, 너무 좋다. 언젠가 꼭 같이 연기할 거야’라고 생각할 정도로 로망이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할 수도 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죽도 잘 맞고 영화를 보는 시선, 살아가는 모습에 있어서 안 좋아할 수가 없다. 최우식도 ‘거인’을 통해서 먼저 봤었는데 반짝반짝한 신성과 함께 언젠가 꼭 만나고 싶었다. 이렇게 빨리 만날지는 몰랐다. 귀여운 동생, 친동생이 있으면 (최)우식이 같은 애였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저를 많이 존중하고 아껴줬다. (박)해수 형은 이전에 잘 몰랐다가 그 사람이 가진 이미지에 대한 스틸을 보고 느낌이 확 왔다. 이 사람이 아니면 누가 한 역을 할까 싶을 정도로 대안이 없었다. 또 내가 봤던 모든 배우 사람 중 제일 순박하다.(웃음)

배우 이제훈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Q. 영화가 일종의 2막으로 넘어가며 새 국면을 맞는다. 거기서 오는 서스펜스가 상당한데 한(박해수 분)에게 쫓기고 친구들과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진다. 극한에 놓인 준석을 연기할 때 고충은 없었나. A. 이제훈: 누군가에게 쫓긴다는 공포감 두려움을 느낀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봤다. 누군가에게 사냥을 당한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상하는 지점에서 정답이 없어 한계치에 몰아붙였다. 윤성현 감독도 더 몰아붙이고 나도 안주하지 않고 한계에 대한 실험을 계속했다. 차량을 탈취하는 지하주차장 씬을 촬영한 날은 엄청 추운 날씨였다. 그 씬을 자세히 보면 뒤에 아지랑이가 일어난다. 너무 추운데 몸이 열을 내서 그렇다. 저도 신기했다.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나올 수 있는 게 이런 모습이겠구나’ 싶었다. 한을 마주했을 때, 총을 겨눴을 때 저 총 안에 총알이 있고 손가락 까딱하면 발사된다는 사실을 계속 느끼면서 연기하려고 했다. ‘사냥의 시간’은 나에게도 신기한 경험이다.

Q. ‘사냥의 시간’ 시나리오가 대사보다 지문 위주의 시나리오였던 걸로 안다. 상황만 주어진 것과 다름없는데 혹시 추상적이지는 않았나.

A. 이제훈: 대사가 없고 인물들이 처한 상황만 있다 보니 빨리 그림을 통해 보고 싶었다. 어느 정도까지 상상하고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이가 글을 읽을 땐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촬영을 들어가고 상황에 몸을 던지니까 이게 이런 이야기라는 걸 체험했던 것 같다. 확실히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보다 스토리보드가 나오고 촬영할 때 과정이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게 영화구나, 글이 그림이 그리고 영상으로 나오는구나’라는 생각이랄까. 특히 미술과 후반작업에 공을 많이 들여서 디테일하게 눈여겨 봐주시고 즐기려고 하면 재미가 극대화 되리라고 본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 sunset@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김수현 측 “김세의 관련 피해 300억원 수준”
강미나 “아이오아이 불화설? 거의 1일 1톡”
심으뜸 눈부신 비키니 몸매…탄력적인 섹시 핫바디
블랙핑크 제니 파격적인 노출과 아찔한 실루엣
정몽규 축구협회장, 월드컵 끝나고 자진 사퇴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