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주말 저녁에 웃음과 눈물, 공감을 불어넣은 캐릭터가 있다.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에서 송가네 셋째 ‘송나희’다.
6개월 간 송나희로 분해 연기했던 배우 이민정은 유산으로 인한 아픔, 고부 갈등, 일과 결혼 생활 사이에서 고민 하는 등 기혼 여성이 겪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겪는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선사했다.
특히 그는 극중 연인 호흡을 맞춘 이상엽과 티격태격하면서도 달달함을 자아내는 멜로 연기를 선보이며 ‘나규 커플’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민정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 ‘한다다’ 종영 소감은? “올해 초부터 오랜만에 긴 호흡의 촬영을 하다보니까 완급조절과 건강관리를 해야 하고 미니시리즈와 달리 여러분들과 함께하며 만들어지는 것들이 많아서 재밌기도 했다. 오랜 시간 해서 그런지 끝난 것 같지 않고 다시 세트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극중 송나희는 어떤 인물이었나,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은? “송나희가 똘똘하고 완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은근 허당인 캐릭터다. 그런 지점이 규진이와 맞아 떨어지면서 좌충우돌하는 재밌는 스토리도 많고 해서 송나희 캐릭터를 선택했던 것 같다. 모자라는 부분 없이 승승장구하며 살았던 나희인데 가족들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이혼이라는 결과는 나희가 처음으로 무너지는 감정이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가장 신경 써서 연기하려고 했다.”
#. ‘한다다’ 촬영을 하며 기억에 남는 장면과 명대사는? “명대사는 ‘내가 이 세상 마지막 네 편이 되어줄게’다. 규진이가 예전 프러포즈했을 때 했던 대사라고 나와 있다. 근데 그 말을 나희가 재결합할 때 나희 입으로 얘기한 거는 캐릭터에 잘 맞았고 제가 원래 ‘내 편’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서 기억에 남는 대사다.”
“명장면으로는 제가 가장 좋아했던 씬은 엄마에게 유산 얘기를 했던 씬이었는데, 저도 엄마에게 속 얘기를 잘 하는 성격이 아니다. 엄마가 힘들까봐 말을 못했다고 얘기하는 나희 감정에 공감이 많이 되서 좋았고, 규진 앞에서 임신 장면 얘기할 때, 보신 분들도 좋았다고 해주셨고, 유산 때문에 힘들어졌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임신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희와 규진이 얼마나 벅찰까 하는 생각에 감정적으로 공감되고 몰입 해서 되게 좋았던 것 같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민정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 ‘한다다’는 이민정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장편과 인물이 많은 드라마는 처음인데 예전에는 트리오, 관현악4중주 같았다면 이 드라마는 오케스트라 같은 느낌이여서 내가 치고 나와야할 때, 내가 쉬어 줘야할 때가 확실했던 작품이었어요. 그 완급조절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부분을 맞춰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 ‘나규 커플’로도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극중 이상엽과의 러브라인이 다이나믹했는데, 이상엽과의 호흡과 케미도 궁금하다. “극 초반부터 너무 싸웠던 장면들이 많았다. 배우들이 모든 연기가 어렵겠지만 싸우는 연기는 감정이 올라가고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에 합을 많이 맞춰봐야 더 편하게 나온다. 그런데 감정이 쌓이는 과정 없이 처음부터 싸우는 클라이맥스부터 시작해서 어렵기도 했는데 지나보니 기억에도 남고, 어려운 연기로 첫 스타트를 끊어서인지 그 이후의 연기 호흡이 한결 쉬워지긴 했다.”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 연기해야 했기에 서로 의지되는 부분이 많았다. 이상엽이 평상시나 연기할 때나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로맨스 연기할 때 둘의 합이 잘 맞았던 게 아닌가 싶다. ‘나규커플’이라는 애칭도 붙여 주고, 두 사람 얼굴이 많이 닮아서 함께 나오는 모습이 기분 좋고 편안하다는 얘기도 들었다. 기분 좋았다.”
#. 많은 장면들이 기억나겠지만 가장 공감 갔던 장면은 어떤 것일까. “규진이가 언제나 따뜻한 사람이라 자기 의견을 내세우는 캐릭터는 아니었는데, 재결합할 때 즈음 가지 말라고 하면서 나희를 붙잡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이 좋았다.”
#. ‘한다다’에서 가족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천호진, 차화연, 오대환, 오윤아, 이초희와의 케미도 좋았다. 가족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오윤아 언니는 원래 친분이 있어 말할 것도 없이 좋았다. 다희가 나희에게 주눅 드는 캐릭터로 나오는 장면들을 사람들이 재밌어 하더라. 저는 실제 언니가 없지만 주변에 언니들이 동생들을 많이 잡는 경우들을 봤다. 수학 가르쳐주는 장면에서 실제로 다희가 엄청 긴장했다. 미안했던 게 엉덩이를 때리는 장면이었는데 이불을 덮고 있어 조금 세게 때렸는데 제 손이 매워서 그새 퍼렇게 멍이 들었더라. 많이 미안했다. 오대환 오빠는 극중에서 엉뚱한 얘기를 해서 나희가 뭐라고 하는 장면이 많은데 그런 현실적인 장면에서 케미가 잘 살았다.”
“대기실에 긴 시간 있다 보니 같이 음식도 나눠 먹고, 웃고 떠들고 하는 분위기였다. 원래 드라마하면서 자연스럽게 2~3KG이 빠지는데 이 드라마를 하면서는 같이 어울려 먹다 보니 오히려 살이 쪄서 고민일 정도였다. 감독님이 그만 떠들고 촬영하자고 할 정도로 정말이지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민정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 ‘송나희’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를 꼽아보자면. “지인들이 편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해서 좋았고, 신기했던 건 어린 10대분들이 사랑해주신 게 놀라웠다. 그분들이 같이 웃고 울고 공감해주는 게 아무래도 쉽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여서 그러지 않았을까.”
#. 많은 커플이 등장했는데 윤규진과 송나희는 공감이 참 많이 가는 커플이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거라고 생각하는지. “나희랑 규진이 캐릭터 자체가 정감이 가는 캐릭터였던 거 같다. 규진이 능글맞아 보이면서도 허당 같으면서도 순수하고 착하다. 나희도 굉장히 강해 보이지만 결국은 이 친구도 다른 스타일의 허당이고 그러면서 두 사람의 합이 공감을 많이 얻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어떤 분들은 인상이 비슷하다는 얘기도 해주시더라. 그래서 같이 있는 모습을 볼 때 편안하게 느끼시는 것 같다.”
#. 중간 투입됐던 알렉스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알렉스가 대본 리딩 때 저한테 자신이 썸남이라는 거다. 결국 규진과의 재결합의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었는데, 셋이서 호흡도 좋고 너무 많이 웃어서 감독님한테 혼나기도 했다.”
#. 무한 사랑을 준 애청자들에게 한 마디를 하자면? “오랫동안 주말에 시청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그 시간이 황금 시간이지 않았나. 본방을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어린 친구들이 많이 봐서 이전 주말드라마에 비해 다운로드가 많았다고 하더라. 본방이던 재방이던 다운로드건 시청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코로나로 다들 힘든 시기인데, 피할 수 없다면 이겨 나가야 되는 거니까 즐겁게 힘내서 이겨나갔으면 좋겠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민정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2020년 남은 계획이라면, 너무 짧긴 한데 9월 달은 좀 쉬어야 될 것 같고, 너무 운동 같은 것을 못해서 내 몸에 좀 투자를 해야 할 것 같다. 체력이 거의 고갈된 느낌이 있다. 요가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배우로서의 작품 활동은 물론 엄마로서 아내로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 / jinaaa@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