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팀 감독이 자진사퇴 “밑에 감독은 우야란 말이고?” [MK한마디]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아니 왜 갑자기…”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인터뷰실에 나타난 류중일 LG트윈스 감독은 이날 급작스럽게 사퇴한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 소식을 물었다.

이날 오후 키움은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키움 설명에 따르면 전날(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3-4로 패한 뒤 김치현 단장과 면담을 갖고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김 단장은 손 감독의 사퇴를 만류했지만, 결국 수용하기로 했다. 사퇴의 변은 ‘성적 부진’이다. 다만 수치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다. 키움은 7일까지 73승 58패 1무로 2위 kt에 1경기 차 3위에 올라있다.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 키움이 8–2로 승리했다. 경기를 마치고 키움 손혁 감독과 LG 류중일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물론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다. NC와 1위 경쟁을 펼치다 최근 12경기 3승 9패로 부진에 빠졌고, 2위 자리도 내줬다. 손혁 감독은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충격적인 소식은 잠실에도 전해졌다. 10개 구단 감독 중 맏형인 류중일 감독도 “도대체 무슨 이유냐”라고 취재진에게 물었다. ‘성적 부진’이라는 말에 류 감독은 “허…참, 그럼 밑에 감독 우야란 말이고(그럼 밑 순위 감독은 어찌하란 말이냐)?”라고 안타까워했다. LG는 69승 3무 57패로 키움에 1경기 뒤진 4위에 위치해 있다.

치열한 순위 경쟁에 감독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염경엽 SK와이번스 감독은 지난 6월 성적 부진에 경기 중 쓰러졌고, 9월 복귀했다가 1주일 만에 다시 박경완 감독대행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류중일 감독은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하고, 코치들한테도 스트레스를 안주려고 한다”면서 “이런 거, 저런 거 다 생각하면, 내 명대로 못 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 선수들이 잘 던지고 잘 치고 본헤드 플레이하지 않게 노력하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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