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밤에 생긴일`…로맨틱코미디의 전설 [김대호의 옛날영화]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로맨틱 코미디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꼭 보라. 1934년 작품이니 85년이 넘었다. 그런데 신기하다. 지금 봐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대사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위트가 넘친다.

프랭크 카프라 감독이 4주 만에 속성으로 만든 영화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할리우드의 왕’ 클라크 게이블과 프랑스 출신의 클로데트 콜베르가 열연을 펼쳤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나선 은행가 대부호의 딸 엘리(클로데트 콜베르)가 버스 안에서 퇴직한 신문기자 피터(클라크 게이블)를 만나 좌충우돌 부딪치다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로맨스 영화인데 키스 신이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다. 서로 밀고 당기고, 싸우고, 기댄다.



클로데트 콜베르의 "히치 하이킹" 모습. 당시 전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이 장면은 이후 로맨틱코미디의 전설이 되었다.
이 영화에 두고두고 기억되는 장면이 있다. 엘리가 ‘히치하이킹’을 하는 장면. 피터가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지만 차는 뿌연 먼지만 남긴 채 쏜살 같이 사라진다. 차 길 가로 다가선 엘리. 엘리는 치마를 허벅지 위까지 걷어 올리고 다리를 내민다. 할리우드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장면으로 이후 ‘히치하이킹’의 대명사가 됐다. 을 ‘스크루볼 코미디’의 원조라고 부른다. ‘스크루볼 코미디’는 미국 대공황 시기에 유행했던 영화 장르로 남녀의 신분 격차 사이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해프닝을 그리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는 내용이다. 요즘 로맨틱 코미디의 원형이라고 보면 된다. 이 영화는 또 하나의 대단한 기록을 갖고 있다. 미국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으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영화다. ‘그랜드 슬램’이란 작품 감독 남녀 주연 각색 등 주요 5개 부문을 석권하는 것을 뜻하는데 을 비롯해 와 등 지금까지 단 3편 만이 대기록을 세웠다. 여 주인공 클로데트 콜베르는 여우주연상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채 기차를 기다리다 수상 소식을 듣고 급히 시상식에 참석했다고 한다. 콜베르의 수상소감이 걸작이다. “너무 좋아서 울고 싶은데 밖에 택시가 기다리고 있어요.” 알고 보니 기차가 출발을 연기하고, 콜베르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제작 단계부터 수상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영화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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