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종서가 영화 ‘콜’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전종서가 아니면 캐릭터 영숙을 누가 연기할 수 있었을까 감탄할 정도.
영화 ‘콜’(감독 이충현)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된 서로 다른 시간대의 두 여자가 서로의 운명을 바꿔주면서 시작되는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연기되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극중 전종서는 1999년을 살아가는 영숙을 맡아, 20년 시간차를 뛰어넘어 2019년 서연(박신혜 분)과 전화로 우정을 쌓아가는 인물을 그렸다. 점점 미쳐가면서 연쇄살인마로 변해가는 과정을 극적으로 그려내며 영화의 집중도를 높였다.
배우 전종서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관객분들 리뷰를 보면, 주말에 집에서 영화를 맥주 한 캔 마시면서 봤다. 영화관에서 누릴 수 없었지만, 편안하게 ‘콜’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영숙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이해하는 게 먼저였다. 타당성이 생겨야 보는 분들도 납득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나중엔 흐름에 타당성이 생겨서 폭발지경까지 이어지게 된 것 같다.” 연쇄살인마인 영숙은 잔인한 인물이지만, 무언가 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왜 저렇게밖에 될 수 없었을까 안타까웠다.
“강한 캐릭터라고 1차원적으로 받아들였고, 실제로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저는 영숙의 강함보다 약함에 중점을 두고 촬영을 했다. 좀 더 인간적인 부분, 엄마와의 관계, 서연이와의 관계와 집착에 대해 더 파고들었다. 그래서 뭔가를 내려치는 파워풀하고 역동적인 영숙의 모습도 있지만, 살짝만 쳐도 깨져버리는 얇은 유리같은 영숙의 모습도 찾아보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다소 연기하는 데 어려울 수 있는 복잡 미묘한 인물 영숙을 왜 선택하게 됐을까.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선택한 이유가 있고, 두 번째는 감독의 데뷔작이라서 선택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이 시나리오가 책이 복잡하게 쓰여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었는데 속도감 있게 읽힐 정도로 단조롭고 역동적으로 쓰여 있었다. 한 권을 읽었을 때 이미 영화 한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숨어져있는 단서, 제가 발견할 수 있는 비밀이 퍼즐 맞추듯이 책을 본 것 같다. 그렇게 보고 책에 반해서 대본을 선택한 것 같다. 두 번째로 감독님을 존경한다. 단편영화를 처음 접하고 파격성을 보고 반했다. 그런 일반적이지 않은 발상에서 충격적이고 신선함을 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장편으로 데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시나리오라는 걸 알게 됐을 때, 안 해도 좋으니까 미팅을 하고 싶다고 요청을 할 정도였다. 정말 리스펙이 크다. 그런 두 가지의 이유로 선택했다.”
전종서는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 ‘버닝’(감독 이창동)에서 여주인공 해미 역을 맡아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데뷔작과 함께 영예를 안은 전종서가 차기작으로 고른 영화 ‘콜’, 이를 통해 역대급 빌런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사실 이런 저런 평가와 리뷰를 듣고 접하고 하면서 가장 생각이 많았던 거는 ‘콜’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었다. 시나리오가 5년 전부터 준비된 시나리오라고 알고 있다. 피땀눈물이 전해졌다고 생각한다. 초고부터 개발해준 제작진, 스태프, 의상, 분장팀까지 모든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본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줬다.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걸 하나로 이뤄져서 자유롭게 연기에 집중할 수 있어서 뜨거운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리뷰를 보고 배우보다 더 고생한 스태프분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던 것 같다.”
극중 전종서는 박신혜와 전화상으로 주로 만나기 때문에 실제로 서로 함께한 장면 적은 편이었다. 만났을 때 실제 촬영 현장 분위기와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실제 촬영엔 신혜 배우분도 그렇겠지만 저는 유독 혼자 촬영하는 느낌을 받았다. 영숙이 자체가 고독하고 큰 집에 혼자 있는 콘셉이기 때문에 그랬는데, 배우와 호흡을 맞추면 싸우거나 살인하는 장면의 연속이라서. 신혜 배우님과의 모든 대화는 90%는 통화로 이어졌다. 신혜 배우님은 제가 가지지 못한 걸 가진 것 같다. 어떤 거냐면, 내공에서 나온 거, 경험에서 나오는 게 있는 것 같다. 신혜 배우님이 저와 연기를 맞추다 보면 서연이와 영숙이는 관계처럼 에너지가 비슷해야 한다. 안 그러면 구성이 깨진다. 영숙이는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한 것처럼 보이지만, 신혜 배우랑 비슷하게 달려줘야 했다. 중심을 잡고 평행이론을 끝까지 가져가 주셨다. 그래서 저희가 서로 균형이 맞았던 것 같다.”
배우 전종서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넷플릭스
데뷔작 ‘버닝’ 해미 역도 굉장히 강렬했고, ‘콜’ 영숙 역시 파격적이고 강렬했다. 연이어 세고 강렬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는 전종서. 팬들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감은 없을까. “‘콜’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회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한국영화지만 국한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회자하고 파격적이고 섹시한 영화로 남을 것 같다. 저 역시도 그렇게 남을 것 같다. 계속 창의적이고 싶다. 뭔가 계속 만들고 싶고 그게 연기여야 하고, 캐릭터 곧 영화가 됐으면 한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나고 싶다. 거기서 주어지는 캐릭터에 저다움을 넣어서 신선하고 파격적이고 때로는 잔잔하고 그런 다채로운 모습을 영화에 맞게 보여주고 싶다. 스릴, 코믹 모든 상관없이. 누군가 시도하지 않고 조심스러워하고 조바심을 내는 것에 거침없이 하고 싶은 도전 의식이 있다.” mkculture@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