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 모르는 걸 인정하는 건 부끄러운 일 아니다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류지현 LG 감독은 올 시즌 첫 지휘봉을 잡은 초보 감독이다. 당연히 아는 것 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다.

풍부한 코치 경험을 갖고 있다고는 해도 경험이 풍부한 감독만큼 노련하긴 어렵다.

그러나 류 감독에겐 장점이 한 가지 있다. 잘 모르는 일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려 하지 않는다. 모자란 부분은 다른 사람들의 머리를 빌려 해결하려 한다.
류지현 LG 감독이 독단적인 운영 보다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는 열린 자세로 팀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사진=MK스포츠 DB
대표적인 예가 외야수 빅5에 대한 활용법이다.



LG는 현재 김현수를 시작으로 이형종 이천웅 채은성 홍창기 등 주전급 외야수를 5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지명 타자까지 쓴다고 해도 한 경기 최다 4명만 선발 출장할 수 있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은 외야에 경쟁 체제가 펼쳐지고 있음을 부인하고 있다. 경쟁이 아니라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경쟁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누가 이기고 지고의 싸움이 아니다. 모든 선수들을 필요한 타이밍에 기용할 것이다. 상대 투수의 성향도 봐야 하고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도 체크해야 한다. 팀 워크에 도움이 되는 결정이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그날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선수를 쓴다는 것이 원칙이다. 그 원칙만 잘 지켜지면 안정적으로 외야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홀로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병규 타격 코치와 노석기 전력분석팀장의 의견을 종합해 그날의 스타팅 멤버를 정하겠다고 했다.

류 감독은 "최고의 타격 코치와 최고의 전력 분석가를 두고 쓰지 않는 것은 낭비다. 어떤 선수가 이 경기에 적합할지 함께 의논하고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불펜 투수들의 피로도 관리에도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지현 감독은 MK스포츠와 인터뷰서 "불펜 투수들의 피로도를 관리하는 것이 새 시즌 목표 중 하나다. 그 중심엔 정우영이 있다. 투수 코치, 컨디셔닝 파트, 전력 분석 파트와 모두 협의를 거쳐 최대한 피로도를 줄이며 등판할 수 있도록 조율 할 생각이다. 정우영의 멀티 이닝이 많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정우영이 멀티 이닝을 전혀 안 던질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자제하려 한다. 많은 논의를 거쳐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 것이다. 피로도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감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바로 투수 교체다. 언제가 좋은 시점인지를 정확히 아는 감독은 아무도 없다. 결과가 말해줄 뿐이다.

류 감독은 그 어려운 결정을 여러 사람의 머리를 모아 매듭 짓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쓸 수 있는 투수와 쓸 수 없는 투수를 나누고 그 날의 한계 투구수도 정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위험한 감독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도 아는 체 우기며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는 감독이다.

류지현 감독은 다르다. 초보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자신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은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류지현 감독의 출발과 닮은 이야기다.

독단이 아닌 협의의 결과로 팀을 이끌어갈 계획을 밝힌 류지현 감독. 그가 얼마나 자신의 말을 잘 지켜내는지에 따라 LG의 성적은 요동치게 될런지도 모른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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