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3’ 배구 5세트인줄…‘4시간 8분’ 키움·두산이 만든 혼전 [현장스케치]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점수가 왜 이래?” 힘빠지는 경기였다. 프로야구의 강호, 2019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가 혈투 아닌 혈투, 혼전 아닌 혼전을 만들었다. 물론 명승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정규시즌 팀 간 6차전을 치른 두 팀은 4시간 8분 동안 싸웠다. 연장 승부는 아니었다. 9회말까지 정규이닝만 소화했다. 키움이 14-13으로 신승을 거뒀다.

스코어에서 볼 수 있듯 난타전이었다. 도합 31개의 안타가 나왔다. 물론 경기 시간을 늘어지게 하는 건 양 팀 투수들의 사사구였다. 사사구는 양 팀 합쳐 15개였다. 두산은 볼넷 4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를 기록했다. 반면 키움은 볼넷만 9개를 내줬다. 실책도 양 팀 모두 2개 씩 기록했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1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2회말 2사 1, 2루에서 두산 김인태의 우전안타때 2루주자 장승현이 홈으로 파고들다 키움 이지영 포수에게 태그아웃 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선발투수가 무너진 것도 경기 시간을 늘인 원인이다. 두산 선발 조제영은 1회 2사 뒤 연속 4안타와 사구, 2루타를 내주며 5실점했다. 아웃카운트 1개를 더 잡기가 어려웠다. 결국 2회 1사 3루에서 박종기로 교체됐다. 키움 선발 이승호는 6-0의 리드에도 이닝을 길게 가져가지 못했다. 2회 수비 실책이 섞이긴 했지만 3실점하고 3회부터는 김재웅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양팀 불펜진도 혼전을 부채질했다. 키움은 4회초 상대 실책을 묶어 다시 한 번 5득점에 성공해 여유있는 리드를 가져갔다. 5회가 끝났을 때 14-8로 키움이 앞서있었다.

물론 5회말까지 3시간에 육박했다. 6회초에 들어갈 때가 2시간 48분이 소요된 시점이었다. 이후 경기가 빨라지는 듯했지만, 두산의 추격이 시작됐다. 7회말 4득점, 8회말 1득점으로 턱밑까지 쫓아갔다. 결국 키움은 9회말 마무리 조상우를 올려 겨우 승리를 지켰다.

14-13, 이상적인 야구 스코어는 아니다. 극단적으로 정상적인 스코어라고 볼 수도 없다. 한 야구팬은 “배구 5세트를 보는 듯 했다”고 비꼬았다. 배구는 세트스코어 2-2에서 5세트에 돌입하는 경우 먼저 15점을 따내는 팀이 세트를 가져가게 된다. 그만큼 프로야구 경기로서는 양 팀 모두 투수력이 평균 이하였던 혼전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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