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달러 꽉 채워 준` 힐리,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나

한화 외국인 타자 라이언 힐리(29)는 팀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영입한 선수다.

그의 연봉을 보면 한화가 그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알 수 있다.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를 꽉 채웠다. 신규 외국인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고 연봉 이었다.

타자 보다 비중이 더 큰 외국인 투수는 둘 다 50만 달러 수준으로 계약을 한 것에 비춰보면 얼마나 기대가 컸는지 알 수 있다.

한화 외국인 타자 힐리가 찬스에서 범타로 물러난 뒤 괴로워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보도자료만 봐도 기대치가 뚝뚝 묻어난다. 힐리는 2013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3라운드(전체 100순위)에 지명됐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2016년(오클랜드) 72경기 출전해 타율 .305 13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이어 2017시즌(오클랜드)에는 149경기에서 25홈런 78타점, 2018시즌(시애틀 매리너스)에는 133경기에서 24홈런 73타점을 올리며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2019시즌에는 47경기에서 타율 .237 7홈런을 기록했고 올해는 밀워키 브루어스 유니폼을 입고 4경기에서 7타수 1안타 타율 .143의 성적을 남겼다. 메이저리그에서 5년간 활약하면서 통산 홈런이 69개나 된다.

한화이글스 구단은 “힐리의 공격적 성향과 장타 생산 능력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며 “장타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팀 타선에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힐리의 스윙 공격성은 MLB 평균 수준이지만 스트라이크 존 컨택률은 MLB 평균보다 높은 86.0%에 달한다.

또한 통산 강타구 비율 역시 40.7%로 리그 평균을 상회했다. 특히 장타율 1.500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잘 맞은 타구를 뜻하는 배럴타구 비율도 7.9%로 평균 이상이었다고 소개했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힐리 선수를 파악했을 때 팀 타선에 장타력을 더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며 “공격적인 성향이면서도 S존 컨택률이 높다는 점과 훌륭한 타구질을 갖추고 있어 내년 시즌 우리 타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힐리의 실제 성적은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다. 중심 타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29일 현재 타율 0.257 6홈런 32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출루율이 0.306으로 대단히 낮고 기대했던 장타율도 0.384로 수준 미달이다. 외국인 타자의 성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어떤 선수 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기대치도 높았던 힐리. 그는 어쩌다 실패한 외국인 타자가 됐을까.

일단 힐리는 영입 당시부터 불안 요소를 안고 있는 선수였다. 출루율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오클랜드서 총 149경기를 뛰었던 2017시즌 타율은 0.271로 나쁘지 않았지만 출루율은 0.302에 그쳤다. 출루율과 타율 차이가 0.031에 그쳤다.

이후에는 출루율이 단 한 번도 3할을 넘지 못했다. 타율이어도 부족할 성적을 출루율로 찍었다.

볼넷을 얻는 비율이 크게 떨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은 제법 잘 공략을 했지만 볼이 되는 공에 많이 손이 나가며 출루 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유인구가 많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버티기 힘든 스타일의 선수였다.

29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A팀 전력 분석 관계자는 "힐리는 처음 영입할 때 부터 위험성이 있는 선수로 여겨졌다. 출루율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볼을 참지 못하면 한국 리그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힐리는 그 참을성이 대단히 떨어지는 선수로 여겨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나름 뚜렷한 성과를 냈기 때문에 많은 팀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팀이 많지 않았던 것도 이 출루율 때문이었다. 또한 부상으로 2020시즌에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을 거란 계산도 해야 했다. 메이저리그 수준의 투수들을 상대했기 때문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출루율이 너무 낮았다는 점이 가장 핵심 포인트다. 한화가 모험을 걸어봤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파워는 분명히 있는 타자지만 볼에 너무 많이 손이 나가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선수라고 봤다"고 분석했다.

한화는 낮은 출루율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서의 타격 성적을 기대하며 힐리에게 투자를 했다. 하지만 낮은 출루율은 결국 KBO리그서도 발목을 잡았고 결과적으로 실패한 외국인 선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한화도 나름 여러가지 기록들을 꼼꼼히 살폈을 것이다. 정타가 되면 누구보다 좋은 타구를 많이 날릴 수 있는 선수가 힐리라는 결론에 다다랐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정타를 맞히는 비율이 너무 떨어진다는 약점이 더욱 도드라지고 말았다.

반복해 말하지만 힐리는 실패한 외국인 타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외국인 타자라 하기엔 성적이 너무 초라하다. 떨어진 선구안은 KBO리그서도 살아나지 않았다. 오히려 유인구가 많은 볼 배합에 더 많이 당하고 있다.

100만 달러를 꽉 채우며 기대치까지 가득 채웠던 한화. 그러나 힐리의 낮은 출루율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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