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54) NC소프트 대표이사 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구단주는 지난 16일 야구단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저와 구단에 실망을 느끼셨을 모든 야구팬들, 폭염 속에 고생하시는 방역 관계자분들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구단주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관계 있는 선수들 및 프런트는 결과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이사 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구단주. 사진=MK스포츠 DB
NC는 박석민(36), 이명기(33), 권희동(31), 박민우(28) 등 1군 선수 4명이 지난주 잠실 원정 숙소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외부인 2명과 사적모임을 가지며 새벽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다. 이 과정에서 박민우를 제외한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선수뿐 아니라 NC 구단의 행태도 문제였다.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 내용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원정 숙소 관할지역인 강남구는 선수들을 경찰에 수사의뢰했고 KBO는 NC에 역대 최고 제재금 1억 원의 철퇴를 내렸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영광은 빛이 바랬고 외려 창단 이후 가장 큰 비판을 받고 있다.
NC는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한 듯 구단주까지 직접 나서 고개를 숙였다. 게임업계에서는 김 대표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것 자체를 대단히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김 대표의 단독 사과문은 NC소프트 창립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회사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지난 2006년 2월 NC의 게임 ‘리니지’의 명의도용 사건 당시 자신과 임직원 일동 명의로 일간지에 사과 광고를 게재한 이후 15년 만이다.
NC는 지난 4월 게임 ‘리니지M 문양 시스템 롤백’ 사건이 불거졌을 때도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았다. 유저들이 성남 판교 본사와 NC 야구단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인근에서 ‘트럭 시위’를 이어갈 때도 침묵했다.
자신들의 주 고객인 게임 유저들이 오프라인상에서 직접 행동에 나섰음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비슷한 시기 발생한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논란’ 때 넥슨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야구단 방역수칙 위반 및 은폐 논란 만큼은 구단주가 직접 진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엄벌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정치권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데다 공중파 뉴스, 주요 일간지에서도 해당 사태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야구단 만의 이슈로 넘기기에는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NC는 일단 황순현 야구단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검사출신 서봉규 새 대표대행을 선임했다. 직무에서 배제된 김종문 단장도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가 약속한 사태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리는 모양새다.
다만 이것만으로 신뢰 회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NC의 모토인 '정의', '명예', '존중'을 찾기 위해서는 구단주의 사과와 인적 쇄신만으로는 부족하다. 매년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던 야구단 전체에 대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