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63)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공식 훈련을 시작으로 다음주 개막하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준비에 돌입했다.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첫 출항에 나서는 날이었지만 대표팀 분위기는 어두웠다. 최근 NC 다이노스 선수 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과 ‘호텔 술판’ 논란, 키움 히어로즈 선수 2명이 원정 숙소 무단이탈 후 음주 행위 등이 밝혀지면서 팬들의 지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올림픽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NC 박민우(28), 키움 한현희(28)는 스스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물러나고 롯데 김진욱(19), 삼성 오승환(39)이 합류했다.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주장 김현수(왼쪽)와 김경문 감독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첫 공식훈련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김 감독은 이 떄문에 “시작을 밝게 했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야구계 선배로서 무거운 가운데 첫 훈련을 시작하게 됐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대표팀 주장을 맡게 된 LG 김현수(33) 역시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김현수는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야수조 막내로 대회에 참가해 한국의 금메달 신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본선 조별리그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9회초 대타로 투입돼 일본 최고의 마무리 이와세 히토키(47)를 상대로 결승타를 때려내며 한국 야구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김현수는 강민호(36), 오승환과 함께 13년 전에 이어 또 한 번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가운데 대표팀 ‘캡틴’의 막중한 임무까지 안게 됐다. 소속팀 LG에서도 주장 역할을 수행 중인 가운데 태극전사들의 리더 역할을 해내야 한다.
김현수는 “대표팀 주장이 소속팀보다 힘든 것 같다. 이곳은 다들 기가 세가 자신이 야구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선수들만 모인다”며 “영광스럽지만 어려운 점도 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LG에서와의 차이는 대표팀에 나보다 선배들이 더 많다”고 분위기 전환을 위한 농담을 건넸다.
또 “지금 모인 선수들과 하나가 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뛴다면 좋은 플레이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수들이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현수는 이와 함께 선수단에 분명한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된 질문을 받은 뒤 “모두 프로 선수들이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한 사람의 잘못이 크게 번질 수 있다는 걸 모두가 생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내가 백번을 말해도 한 명이 실수를 하면 모든 게 끝이다”라고 강조한 뒤 “예전처럼 선수들에게 기합을 주는 방식을 쓰면 내가 혼난다. 다들 성인으로서 경각심을 가지고 잘해줄 거라고 믿는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