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에 밀렸다고? 또 다른 `슈퍼 루키`도 희망을 던졌다

대표팀 내 입지는 분명 차이가 났다.

한 명은 붙박이 선발로 두 경기나 출장했다. 결과도 나쁘지 않아 이번 대회 최대 소득으로까지 꼽혔다. 큰 무대에서 떨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진 두둑한 배짱과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구위를 입증했다.

한 명은 불펜 투수로 대기했다. 타이트한 상황에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경기가 기운 뒤에나 등판을 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김진욱은 비록 이번 대회 주연은 아니었지만 경기 막판 대표팀에 힘을 전달해주며 제 몫을 다해냈다. [요코하마(일본)=천정환 MK스포츠 기자]
동갑내기 슈퍼 루키 이의리(19.KIA)와 김진욱(19.롯데) 이야기다. 이의리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의 10년 선발을 책임 질 수 있는 투수로 떠올랐다.



대표팀이 전체적으로 투수력 빈곤을 드러내며 어려운 경기를 하는 속에서도 홀로 빛을 내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의리는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 홈런 1개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5이닝 4피안타 9탈삼진 3실점으로 씩씩한 결과를 남겼다.

미국전서는 내용이 더 좋았다. 5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사흘 밖에 쉬지 못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삼진수에서 알 수 있듯, 국제 대회의 힘 좋은 타자들을 상대로 힘으로 압도하는 투구를 보여줬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기대가 커졌다.

김진욱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하지만 김진욱의 가치를 절대 낮게 볼 수 없었다. 그 역시 도망가지 않는 과감한 투구로 자신의 할 바를 다 했다.

김진욱은 주로 경기 막판 승부가 기운 뒤에 올라왔다. 하지만 그의 투구는 대표팀에 큰 힘이 됐다.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 A선수는 "마지막에 김진욱의 투구를 보며 힘이 많이 났다. 저렇게 어린 선수가 과감하게 자기 공을 던지는데 우리도 힘을 내야 한다는 의식이 말 없이도 싹텄다. 전체적으로 팀의 결과가 좋지는 못했지만 김진욱이 전해 준 희망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당찬 막내의 투구에 자극을 받은 선수들이 많았다. 경기 막판에 올라와 씩씩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에서 많이 힘을 얻었다. 결과가 좋지 않아 미안할 뿐이다. 결과까지 좋았다면 선수들이 뽑은 숨은 MVP는 김진욱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은 최고 147km의 빠른 공을 자신감 있게 던졌다. 간혹 볼넷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확실하게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를 보여줬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김진욱에게 주로 좌타자만을 맡겼는데 우타자도 상대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시원 시원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현재 김진욱은 그런 투수다. 변화구가 다양한 투수가 아니다. 자신 있게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 투수다. 리그 내에서도 그런 투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나이다.

하지만 김진욱은 부담감이 큰 국제 대회에서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김진욱을 통해 한국 야구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좀 더 성장한다면 이의리와 함께 큰 두 축을 형성해 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했다.

김진욱은 이번 대회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김경문 감독의 배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분명 자신감을 얻게 된 기회였을 것이다. 또한 이의리에게 긍정적인 자극도 받은 대회가 됐을 것으로 보여진다.

분명한 건 김진욱의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는 것이다. 국제 대회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임을 증명했다. 김진욱 역시 대표팀의 희망을 던진 투수였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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