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 나우` 부담스럽진 않나요? 사령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LG는 후반기가 시작되기 전 '윈 나우' 버튼을 세게 눌렀다. 올 시즌 어떻게든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보여줬다.

지난 해 LG 출신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라모스를 퇴출하고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저스틴 보어를 영입했다.

대형 트레이드도 했다. 선발 요원 정찬헌을 내주고 수년간 아쉬움이 남았던 2루 자리를 서건창으로 채웠다. 누가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아도 우승을 위한 도전이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LG는 "윈 나우" 버튼을 눌렀지만 류지현 감독에게서 조급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모두의 힘을 더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이 안정감을 주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감독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가슴에 깊이 박힐 수 밖에 없기 떄문이다.. 특히 올 시즌이 감독으로서 첫 해인 초보 감독에게는 무게감이 더할 수 있다.



그래서 물었다. 류지현 감독에게 "윈 나우를 성공 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부담이 되진 않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류 감독은 살며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부담이 안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차피 야구는 이겨야 하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류 감독은 "감독은 윈 나우가 아니면 저도 되는 자리가 아니지 않는가. 어차피 모든 감독은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 구단의 투자에 고마운 마음만 갖고 있다. 부담이 아주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모두의 힘이 더해진다면 못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함께 이겨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구성원들의 힘을 모아 우승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초보 감독 답지 않은 여유다. 어지간한 감독 같으면 부담이 주는 무게감에 심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 야구부터 조급해질 수 있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에게서는 그런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순리에 맞게 야구를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야구가 갑자기 달라진다거나 선수 기용에 조급증이 느껴지거나 하지 않는다.

빈 자리가 생기면 신인급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문보경이나 이재원 같은 새 얼굴들이 윈 나우 상황 속에서도 기회를 얻고 있다.

한 LG 관계자는 류지현 감독이 독불 장군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크고 작은 일을 모두 주위 사람들과 상의하며 팀을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평가를 했다.

15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A관계자는 "류지현 감독은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할때 혼자 고민하고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프런트, 전력 분석팀, 해당 분야 코치 등의 목소리를 모두 들어보고 좋은 쪽으로 결론을 내리는 스타일이다. 혼자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이라면 지금의 팀 분위기에 억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결론을 신뢰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을 짜고 있기 때문에 초보 감독 답지 않게 여유 있는 시즌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서두르지 않고 집단 지성의 힘을 빌려 팀이 필요로하는 결단을 내리는 방식을 고수할 것이다. 쉽게 조급해지거나 흔들릴 스타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프로야구는 장기 레이스다. 눈 앞의 고민이 생겼다고 조급증을 부리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 때론 다소 답답해 보이더라도 정공법으로 차분하게 승부를 거는 쪽에 승산이 있다.

과연 모든 상황을 모두의 힘을 모아 해결하려는 류지현 감독 운영 방식이 LG를 마지막 순간에 웃을 수 있는 팀으로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잠실)=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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