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갑니다”·“군면제만 바라봐”·전역모 세리머니, 빛바랜 4연속 金…어린 태극전사들의 거듭 사과,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MK이슈]

국가대표로서 아쉬움이 남는 언행으로 금빛 영광이 빛바랐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3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엄지성의 결승골을 앞세워 숙적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최다 우승(7회) 기록을 지켜갔다. 또, 2013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3년 열린 2022 항정우 대회에 이어 대회 최초 4연패 대업까지 이룩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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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환한 미소를 짓던 어린 태극전사들의 기쁨과 영광의 표현이 논란이 되고 말았다. 미디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부 선수가 보인 언행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대표팀 주장직을 맡은 맡고참 이기혁(강원FC)은 금메달을 따낸 후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우승에 대한 소감을 전하면서 “군대 안갑니다”라고 작게 외쳤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9일 앞둔 시점에서 나온 기쁨의 표현이었다.

이 외에도 양민혁(베스테를로)은 인터뷰에서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았다.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다. 이를 바라보고 경기를 준비했다”라고 말했고, 박승수(뉴캐슬 유나이티드)는 한 팬이 건넨 ‘전역모(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을 기념해 장병들이 쓰는 모자)’를 쓰고 병역혜택을 받은 세리머니를 SNS에 게시하며 논란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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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도입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에 따라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3주간 기초군사훈련과 544시간 체육봉사활동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특기자에만 해당하는 제도다.

세 선수의 언행은 목표였던 금메달 수확과 우승에 대한 기쁨의 표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병역특례를 받아 자신의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점 역시 포함됐을 것이다.

다만, 이들의 표현이 경솔했다는 점은 명백하다. 아시안게임은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국제스포츠종합대회다. 축구 외에도 수많은 종목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이들 역시 같은 목표로 4년의 시간을 준비한다. 메달을 딴 성취감이 앞선 점은 이해할 수 있으나 ‘대한민국 선수단’ 내 희비가 엇갈려 반대로 좌절감에 빠져 있을 수 있는 동료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따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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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 선수는 하루 만에 고개를 숙였다. 이기혁은 4일 귀국 현장에서 “주장으로서 말의 무게를 알고 책임을 갖고 얘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SNS를 통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분들에게 상처를 드렸다. 선수로서 간절히 바라온 순간이었다 간절하고 절실하게 뛰었다”라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순간의 행복, 도파민, 흥분감에 병역특례를 받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너무 가볍게 이를 얘기했다. 제 행동에 반성하고 계속 반성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양민혁은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건 제게 큰 의미가 있다. 선수로서 우승과 금메달을 목표로 최선을 다했다. 병역특례 역시 제가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가질 수 있던 여러 동기 중 하나 였는데, 뜻이 잘못 전달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 의도를 떠나 제 말로 인해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꼈다. 금메달의 의미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점은 제 잘못”이라며 “병역의 의무를 다하고 계신 분, 앞으로 이를 수행해야 하는 모든 분의 노고를 결코 가볍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조롱하려는 마음도 아니다. 제 경솔한 발언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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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수는 “그동안 준비한 시간과 노력의 결과가 금메달로 이어졌다는 기쁨과 벅찬 마음이 너무 컸다. 순간 모자(전역모)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SNS에 사진을 게시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분들을 조롱하거나 그 노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은 결코 없었다. 또, 태극마크의 의미를 가볍게 여긴 적도 한 번도 없다”라며 “이번 금메달로 주어진 기회와 혜택이 결코 당연한 게 아니라는 점은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국민 여러분의 응원과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연패 주역 대다수는 한국축구의 미래자원들이다. 감정이 앞선 언행으로 논란에 올라 아쉬울 따름. 대한축구협회도 비판의 목소리를 수용하며 사과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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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는 “많은 국민 여러분과 현역 장병들께 실망과 상처를 안겨 죄송하다”라며 “선수들은 이번 결과로 얻은 혜택에 진심으로 깊이 감사하고 있으며, 향후 예술·체육요원에게 주어지는 책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국가대표 소양 및 윤리 교육을 강화해 국민 정서와 사회적 눈높이를 벗어나지 않은 선수단 품행 관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아시안게임 4연패라는 눈부신 성과 뒤에 찾아온 이번 논란을 딛고 축구협회와 어린 태극전사들이 다시 한번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성숙한 태도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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