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에이스’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가 무너졌다.
폰세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2위(83승 4무 57패)에 오르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한화는 지난 2018년 이후 7년 만의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다. 내친김에 이들은 2006년 이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겨냥하고 있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무려 76.5%(26/34)에 달한다. 이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한화는 선발투수로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인 폰세를 꺼내들었다.
명실상부 폰세는 올해 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29경기(180.2이닝)에서 17승 1패 252탈삼진 평균자책점 1.89를 찍었다. NC 다이노스 라일리 톰슨(17승 7패 평균자책점 3.45)과 공동 다승왕에 등극했으며,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0.944)에서도 모두 1위에 올라 4관왕을 완성했다. 이는 외국인 투수로 역대 최초의 기록이다.
이런 폰세를 상대하게 된 ‘적장’ 박진만 삼성 감독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상대 선발투수가) 폰세다. 어제 경기(가 우천 취소되지 않고) 했어도 선취점 내려 어떻게든 했을 것이다. 연타로 치고 득점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대량 득점이 아닌, 작전을 통해 한 점, 한 점 내는 운영을 할 생각이다. 폰세가 흔들려 주길 바란다”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출발은 좋았다. 1회초 김지찬(3루수 땅볼)과 김성윤(낫아웃), 구자욱(삼진)을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2회초 들어 흔들렸다. 르윈 디아즈의 중전 안타와 김영웅의 우전 2루타로 연결된 무사 2, 3루에서 이재현에게 2타점 우중월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직후 나온 우익수의 송구 실책과 김태훈의 삼진으로 이어진 1사 3루에서는 강민호에게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류지혁을 투수 땅볼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위안이었다.
3회초에도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김지찬의 좌중월 안타와 김성윤의 중전 안타로 무사 1, 3루에 봉착했다. 이후 타석에 들어선 구자욱과 투구 간 인터벌 및 피치클락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끝에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헌납했다. 디아즈의 삼진과 김성윤의 2루 도루로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김영웅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김영웅의 2루 도루로 다시 위기에 몰리는 듯 했지만, 이재현을 삼진으로 묶으며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4회초에도 반등하지 못한 폰세다. 선두타자 김태훈에게 비거리 120m의 우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다행히 강민호(2루수 플라이), 류지혁(1루수 땅볼), 김지찬(중견수 플라이)에게는 모두 범타를 이끌어냈다.
5회초는 깔끔했다. 김성윤(삼진), 구자욱(삼진), 디아즈(포수 파울 플라이)를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6회초에도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재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직후 포수 최재훈의 도움을 받아 2루 도루를 시도하던 김영웅을 잡아냈고, 김태훈도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은 6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8탈삼진 6실점 5자책점. 총 105개의 공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55구)과 더불어 체인지업(19구), 커브(17구), 슬라이더(14구)를 고루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7km까지 측정됐지만, 삼성 타선에 혼쭐이 났다.
한편 한화는 폰세의 이런 부진에도 7회초 현재 삼성에 8-6으로 앞서고 있다. 폰세의 뒤를 이어 우완 문동주가 마운드에 올랐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