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교체와 세 명의 베테랑 은퇴로 세대교체기를 맞은 인천도시공사가 새로운 지도자와 함께 다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장인익 감독이 있다. 부임 3개월 만에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이끌며, 그의 이름값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장인익 감독은 “인천도시공사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았지만, 팀 전체적으로 패배 의식이 자리 잡은 모습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고참 선수들의 은퇴로 팀이 젊어지면서, 새롭게 만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고 부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현재 팀이 변화의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기회를 부담보다는 도전의 기회로 받아들였다. 장 감독은 “젊은 선수들은 제가 청소년 대표팀을 맡았을 때 함께 했던 선수들이다. 제가 어떤 방향으로 팀을 이끌고 싶은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팀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서로 믿고 화합하는 팀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0년이 넘는 지도자 경력을 가진 장 감독의 이력은 화려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았고, 2014년 웰컴론 코로사 감독 시절에는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또한 2016년부터 9년간 남자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았고, 2021년에는 여자 국가대표 감독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무대까지 경험했다. 그동안 다양한 연령과 세대의 팀을 맡아왔기 때문에, 선수들의 심리와 팀 조직을 다루는 감각을 익혔다.
그는 지난 시즌 인천도시공사의 가장 큰 문제로는 팀워크 부재를 꼽았다. 장 감독은 “핸드볼은 단체 운동인데,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다 보면 팀의 움직임이 무너진다. 7명이 아니라 16명이 함께 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시즌은 모든 선수가 경기에 참여하며 전체적인 팀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도시공사는 윤시열, 정진호, 정수영 등 고참 선수의 은퇴로 젊은 팀으로 재편되었다. 장 감독은 이를 ‘패기로 승부하는 기회’로 보고 있다. 그는 팀을 빠르고 역동적인 핸드볼 팀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관중이 즐겁게 볼 수 있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지향하고 있다. 단순히 경기에 이기는 것뿐 아니라 팬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팀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다만 팀 재편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다. 중앙 공수의 핵심이었던 진유성의 상무 피닉스 입대가 그중 하나다. “피벗 자리가 걱정이다. 다행히 피벗 조동함 선수가 11월에 합류 예정이고, 라이트백 김진영 선수도 입대가 미뤄졌다. 부상만 없다면 충분히 상위권 경쟁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장 감독은 현재 ‘팀워크 강화’와 ‘속공 전환’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핸드볼의 핵심은 수비 후 빠른 전환이다. 퀵스타트를 중심으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아직은 미스가 있지만, 그것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라며 현실적인 평가를 내놨다.
특히 이번 시즌 팀의 리더로는 심재복 선수를 꼽았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이다. 훈련 중에도 분위기를 잘 이끌고 후배들을 다독인다. 경기력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젊은 피인 이요셉 선수는 빠른 속도와 패기를 앞세워 팀 전환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맡게 된다.
올 시즌 인천도시공사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장 감독은 두산과 SK호크스가 여전히 우승 후보이지만, 나머지 네 팀의 전력은 엇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상무 피닉스의 신입 선수 효과, 하남시청과 충남도청의 전력 보강 등을 감안하면 올 시즌은 접전 양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 감독은 H리그에 대해서도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대한핸드볼협회 전무이사 시절 H리그 출범을 주도한 그는 “리그 초창기라 힘든 점도 많지만, 지금의 세대가 조금 희생해서 후배들이 더 많은 관중 앞에서 즐겁게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핸드볼을 TV로 보는 것보다 직접 경기장에서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수들이 부상 없이 즐겁게 시즌을 치르길 바란다. 제가 왔다고 갑자기 팀이 변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리겠다”며 “올해는 인천도시공사가 지더라도 재미있는 경기를 하는 팀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승 청부사’ 장인익 감독의 부임은 인천도시공사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빠른 핸드볼, 젊은 에너지, 그리고 팀워크 중심의 철학을 내세운 그의 리더십이 리그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도시공사 역대 성적>
신한 SOL페이 23-24 핸드볼 H리그 정규리그 4위
신한 SOL페이 24-25 핸드볼 H리그 정규리그 4위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