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현’ 이정현은 자신이 왜 KBL 최고의 가드인지 확실히 증명했다.
전희철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1일 원주 DB 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7 FIBA 카타르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홈 2차전에서 90-7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지난 FIBA 제다 아시아컵 2025 8강전 패배를 완벽히 설욕하는 멋진 2연승을 거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에이스 이현중과 함께 원투 펀치 역할을 해낸 이정현이 있었다.
이정현은 지난 1차전에서 13점 2리바운드 7어시스트, 2차전에서는 24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 맹활약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핫핸드를 자랑하며 6개의 3점슛을 기록하기도 했다.
2차전에서의 이정현은 알고도 막을 수 없었다. 빠른 타이밍,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 3점슛은 물론 중국의 외곽 수비 허점을 노린 림 어택은 날카로웠다. 여기에 야전사령관으로서의 역할까지 완벽히 수행, 부족함이 없었다.
이정현은 경기 후 “승리한 것에 너무 기쁘다. 중국 원정 승리 후 우리 홈에서 지면 분위기가 안 좋을 수 있었는데 그래도 2연승을 하며 확실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서 굉장히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이정현은 지난 아시아컵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 중국전을 뛰지 못했다. 결국 대한민국은 패배했고 이정현 공백은 컸다. 이번 중국과의 2연전은 지난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낼 기회. 이정현은 최고의 활약으로 부상 설움을 확실히 잊었다.
이정현은 “사실 1차전에서 승리했을 때도 아쉬움이 남기는 했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도 2차전은 정말 기분 좋은 승리를 한 것 같다. 아시아컵 때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지웠고 또 홈에서 승리한 것이기에 더 기분 좋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에이스는 이현중이며 이제는 아시아 전체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중국도 이에 대한 대비를 확실히 하고 온 상황. 이때 폭발한 이정현의 존재감은 더욱 컸다. 중국이 당황할 정도의 신들린 슈팅 감각은 대한민국의 완승으로 이어졌다.
이정현은 “우리를 만나는 어떤 팀이더라도 (이)현중이에 대한 압박이나 슈팅 체크를 강하게 들어올 것이기에 그 부분에 서로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며 “2차전에서 스페이싱 및 득점 기회가 많았던 건 동료들의 스크린 덕분이다. 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이 ‘정예’ 중국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중국전 2연승은 있었으나 지금과 같이 베스트 전력끼리 2연속 맞붙은 적은 없었다.
이정현은 “짧은 기간이었으나 준비를 잘한 것 같다. 그리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작전을 잘 수행했다고 본다. 수많은 찬스를 만들었고 그게 득점으로 잘 연결되면서 우리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게 원동력이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사실 연습경기 때 특히 좋지 않았고 팬분들 앞에서 좋지 못한 플레이를 했기에 걱정과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항상 잘 준비하고 있었고 또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이번 중국 2연전을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그 중심에는 이정현도 있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끊긴 올림픽 역사를 이어가기 위한 도전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정현을 필두로 한 대한민국은 조금씩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현은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모든 선수에게 큰 자부심이고 또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에 큰 사명감을 느낀다”며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원주=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