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핸드볼의 명문 THW 킬(THW Kiel)이 안방에서 펼쳐진 손에 땀을 쥐는 접전 끝에 슈투트가르트를 제압하고 리그 4위로 올라섰다.
킬은 지난 10일(현지 시간) 독일 킬의 Wunderino-Arena에서 열린 2025/26 시즌 DAIKIN 남자 핸드볼 분데스리가 16라운드 홈 경기에서 TVB 슈투트가르트(TVB Stuttgart)를 33-32로 꺾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킬은 10승 3무 2패(승점 23점)를 기록, 베를린(Füchse Berlin)을 밀어내고 4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반면 끝까지 끈질기게 추격했던 슈투트가르트는 4승 3무 9패(승점 11점)로 12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화제는 킬의 상징적인 수비수 헨드릭 페켈러(Hendrik Pekeler)의 복귀였다. 지난 6월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던 그는 6개월간의 긴 재활을 마치고 마침내 코트로 돌아왔다.
전반 19분, 그가 교체되어 들어가자 분데리노 아레나를 가득 메운 팬들은 기립박수로 전설의 귀환을 환영했다. 페켈러는 복귀전에서 팀의 승리를 굳히는 결정적인 득점까지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슈투트가르트는 미샤 카우프만(Misha Kaufmann) 감독 특유의 변칙적인 전술을 들고나왔다. 피벗(Kreisläufer) 없이 4명의 백코트 플레이어(Rückraumspieler)를 배치해 공격 시간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며 킬의 수비 리듬을 흔들었다.
경기 초반 슈투트가르트의 끈질긴 공격에 킬은 6-8까지 뒤처지기도 했다. 하지만 킬은 엘리아스 엘레프센 아 스키파괴투(Elias Ellefsen á Skipagötu)의 개인 기량과 에릭 요한손(Eric Johansson)의 전반 종료 직전 재치 있는 득점에 힘입어 17-15로 리드한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전은 그야말로 혈투였다. 킬이 달아나면 슈투트가르트가 곧바로 추격하는 양상이 반복되었다. 후반 중반 26-27로 역전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24분부터 투입된 독일 국가대표 골키퍼 안드레아스 볼프(Andreas Wolff)가 결정적인 7m 드로 방어와 선방 쇼를 펼치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32-31로 쫓기던 긴박한 상황, 킬의 우측 윙어 루카스 제르베(Lukas Zerbe)가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7m 드로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33-31을 만들었고, 이 득점은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포가 되었다. 슈투트가르트가 마지막까지 득점하며 따라붙었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킬의 루카스 제르베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슈투트가르트의 긴 공격 시간에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힘든 경기였다. 마지막 7m 드로 상황에서는 최대한 차분함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분데스리가는 매 경기가 매우 평준화되어 있어 모든 승리가 소중하다”하고 소감을 전했다.
킬의 필립 이차(Filip Jicha) 감독은 “슈투트가르트의 독특한 스타일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한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특히 페켈러의 복귀는 팀에 큰 에너지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