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충신 또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이스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최근, 과거 자신이 했던 인터뷰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맨유가 자신을 더 이상 원하지 않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페르난데스는 ‘Canal 11’과의 인터뷰에서 알 힐랄의 관심이 있었을 때를 돌아봤다. 그리고 “맨유로부터 느낀 분위기는 ‘네가 떠나도 우리는 그렇게 나쁘지 않아’였다. 그게 나를 조금 아프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정확히 말하면 상처를 받은 것보다는 슬펐다. 나는 누구도 비판할 수 없는 선수다. 항상 출전했고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페르난데스는 후벵 아모링 체제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찾지 못했고 올 여름 사우디 아라비아의 ‘오일 머니’ 유혹이 있었다.
알 힐랄은 페르난데스를 원한 대표적인 구단이다. 무려 1억 파운드의 이적료, 최대 주급 70만 파운드를 제안하려고 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올드 트래포드에 남기 위해 거절했다.
페르난데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떠날 수도 있었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많은 트로피를 차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적인 이유도 있었고 진심으로 맨유를 사랑하기에 떠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맨유는 내가 떠나기를 원했다. 이사들에게도 그렇게 말했다. 아모링 감독이 나를 원했기에 이적시킬 용기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떠나겠다고 했다면 아모링 감독이 나를 원했다고 해도 맨유는 보내줬을 것”이라고 더했다.
이후 페르난데스는 ‘맨유 전설’ 리오 퍼디난드의 팟캐스트에 출연, 진심을 드러냈다. 자신이 왜 맨유에 잔류했는지를 정확히 밝힌 것이다.
페르난데스는 “내가 이 클럽에 왔을 때 이곳에 있는 모든 것을 사랑했다. 그리고 내 충성심은 가장 힘든 시기에 드러났다”며 “나는 2번이나 팀을 떠날 수 있었다. 그때 구단은 ‘우리는 네가 필요해’라고 했고 나는 ‘알겠다, 당신들이 내게 무언가를 줬으니, 나도 무언가를 돌려드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물론 페르난데스는 맨유에서 많은 우승을 해내지 못했다. 아쉽게도 맨유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시기, 그는 외로운 에이스에 불과했다.
페르난데스는 “솔직히 말하면 이곳에서의 시간은 내가 원했던 모습 그대로는 아니었다. 많은 트로피를 원했고 또 더 많이 들어 올릴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하나, 페르난데스는 AS로마의 전설 프란체스코 토티를 떠올렸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트로피를 통해 좋은 선수, 좋지 않은 선수를 구분한다. 하지만 과거를 보면 토티는 많은 트로피를 얻지 못했으나 여전히 이탈리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모두가 말하고 있다. 토티가 최고라고 말이다. 토티 이후 로마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그는 여전히 ‘로마의 신’과 같은 존재다”라고 바라봤다.
결국 페르난데스는 토티처럼 많은 우승을 하지 못한 선수이지만 존재 자체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는 맨유가 흔들리는 상황에도 중심을 지켰다.
페르난데스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그는 “맨유가 가장 힘들 때 나는 이곳에 있었다. 물론 내게 온 이적 기회는 정말 좋은 조건이었다. 전혀 다른 길을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많은 트로피를 챙겼을 것이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나를 봤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맨유를 위해 한 모든 일은 분명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곳에서 함께한 다른 선수들의 가치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