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누를 풀어달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본머스와 대혈전 끝 4-4 무승부를 거둔 그날, 관중석에는 코비 마이누의 형 조던 헤임스 마이누가 ‘마이누를 풀어달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맨유 전설’ 로이 킨은 이 장면을 지켜봤고 제대로 폭발했다.
마이누는 올 시즌 후벵 아모링 체제에서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단 1경기만 풀타임을 소화했고 심지어 4부 리그 그림스비 타운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주어진 기회를 놓친 마이누는 아모링의 플랜에서 거의 제외된 상태다. 이로 인해 다가올 1월 이적 시장에서 임대를 고려하고 있으나 킨은 이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킨은 팟캐스트 ‘스틱 투 풋볼’에서 “6개월만 더 참고 기다릴 수 없다는 건가? 마이누는 아모링이 여름에 나갈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20살 어린 선수다. 앉아서 배우는 게 잘못됐나? 우리 모두 그런 시기를 겪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감독이 선수를 믿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선수가 해야 할 일은 감독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제이미)캐러거는 리버풀에서 주전이라고 느낀 적 없다고 했고 나 역시 맨유에서 그런 적이 없다“며 ”매일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감독님 팀을 구성할 때 ‘저 선수는 꼭 있어야 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여름, 맨유는 마이누의 임대 이적 의사를 거절했다. 나폴리가 관심을 보였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마이누가 맨유의 확실한 카드가 된 것도 아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같은 위치에 서야 할 그이기에 출전 기회는 적을 수밖에 없었다.
킨은 “축구선수의 인생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는 것이다. 페르난데스가 여름에 떠날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고 다음 여름에 떠날 수도 있다. 때를 기다려야 한다”며 “임대가 나쁜 건 아니다.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선수에게 있어 가장 큰 도전은 바로 이곳, 맨유에서 1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아모링이 ‘페르난데스보다 앞서 뛸 수 없다’고 해도 그가 틀렸다는 걸 증명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마이누의 형에게는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본 킨이다. 그는 “그 바보 같은 형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에 관심을 줄 필요는 없다. 가끔 가족 안에 바보가 있기 마련이다”라며 “내 형이 그랬다면 ‘너 지금 뭐 하는 거야?’라고 하며 쳐다봤을 것이다. 근데 마이누의 동의 없이 그 형이라는 사람이 그런 일을 했을 것 같나?”라고 말했다.
중요한 건 마이누가 맨유에서 주전으로 활약해야 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아모링의 플랜에서 마이누의 포지션이 페르난데스와 같다면 당연히 벤치 대기가 맞는 일이다. 결국 페르난데스와의 경쟁에서 승리해야만 자신도 설 자리를 얻게 되는 셈이다.
기회를 받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림스비 타운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굴욕적인 패배 중심에 있었다. 그런 마이누를 아모링이 신뢰할 이유는 없다.
킨은 “그게 유일한 기회였을 수도 있다. 그럼 그 기회를 잡았어야 했다. 다른 선수가 다 형편없었어도 당신만큼은 잘했어야 했다. 나쁜 팀에서 돋보이는 건 아주 쉬운 일이다. 그 위로 치고 올라가야 한다. 우리는 가끔 선수들을 너무 감싸주고 있다”고 팩트를 전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