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후벵 아모림 감독이 4백으로 전술 변화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사이먼 스톤 기자는 29일(한국시간) “맨유가 포메이션 변화를 가져갈 적기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 27일 잉글랜드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에서 전반 24분 파트리크 도르구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맨유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전술이었다. 아모림 감독은 지난해 11월 부임 후 줄곧 3-4-2-1 포메이션을 고집해 왔다. 경기 결과와 내용과 관계없이 꾸준히 같은 전술을 보여줬다. 스포르팅 CP(포르투갈) 시절 3백 전술로 포르투갈 무대 정상에 올랐으나 맨유에서는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 도중 맨유 지휘봉을 잡은 아모림 감독은 계속되는 전술 비판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영국 현지 매체는 아모림의 아집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아모림은 지난 9월 “교황도 내 전술은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확고한 철학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를 선택하고 있다. 뉴캐슬전에 앞서 16일 본머스전에서 경기 도중 4백으로 변화를 가져가기도 했다. 이어 뉴캐슬전에서는 시작부터 4백을 선택했다. 기존 두 명의 중앙 수비수와 두 명의 3선 미드필더가 후방을 탄탄히 버티는 모습이었다.
아모림 감독은 경기 후 “지난 시즌 맨유에 왔을 때 선수들이 3백 시스템에서 잘 뛸 수 있을지 가늠이 안 됐다. 하지만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선수단 구성이 두텁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화를 선택하는 것은 언론의 비판이나 팬들의 압박 때문이 아니다. 꾸준히 전술 변화에 대해 말하고는 있지만, 저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기존 시스템에 잘 녹아들었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변화를 가져갈 적절한 시기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아모림 감독은 외압으로 자신의 철학을 굽힌다면 감독으로서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맨유는 전술 변화가 불가피하다. 다수의 선수가 이탈해 있기 때문이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코비 메이누, 해리 매과이어, 마타이스 더리흐트가 부상으로 빠져 있고, 아마드 디알로, 브라이언 음뵈모, 누사이르 마즈라위는 2025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 일정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7명의 선수가 빠져 있어 선수단 가용 인원이 여유롭지 않다. 2006년생 에이든 헤븐, 2007년생 잭 플레처 등 어린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잡아가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아모림 감독은 자의로 3백 전술에서 헤어나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4백 체제가 잘 유지된다면 향후 새로운 전술 옵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