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정세 속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베네수엘라. 오마 로페즈 감독은 자신들의 활약이 국민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로페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 8강전을 8-5로 이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가 드디어 올림픽에 갈 수 있게됐다. WBC 준결승에도 가고 아주 큰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날 승리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 승리로 베네수엘라는 지난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또한 이번 대회 미국을 제외한 미주 상위 2개 팀에게 주어지는 2028 LA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도 확보했다. 로페즈 감독은 이 의미를 강조한 것.
그는 “일본의 라인업에 대해 예상했고, 거기에 대비해 불펜을 어떻게 정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여러 전략을 세우고 브레인스토밍도 하면서 계속 고민했다. 그리고 그 전략을 오늘 사용했다. 전략을 실행하면서 자신감을 가졌고, 믿고 실행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이날 승리 비결에 대해 말했다.
‘오늘 승리로 베네수엘라가 야구 강호가 됐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베네수엘라는 항상 야구 강호였다”고 반박했다. “일본은 강력한 우승 후보지만, 베네수엘라도 강력한 팀이다. 일본을 이겨서가 아니라, 이전부터 강호였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우리는 전설적인 야구 선수들도 많이 나왔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강호라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이 위상을 유지할 것”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당시 대회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들은 불안한 정세를 극복하고 대회에 참가, 4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로페즈는 이 승리가 베네수엘라 국가 전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묻자 “아주 좋은 질문”이라며 말을 이었다.
현재 자신이 무급으로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고 밝힌 그는 “그러나 우리 국가는 지금 축제 중이다. 거리마다 사람들이 행복한 모습으로 술을 마시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기쁘다. 왜냐하면 이것이 내가 우리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 때문”이라며 생각을 전했다.
그는 “내 뒤에는 수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팀을 이끌면서 우리 조국이 기뻐하고 축하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지금 그들은 축제 중이다. 두 경기가 더 남아 있는데 온 나라가 일주일 정도는 마음껏 축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오늘 우리는 그 모습을 보여줬다. 이곳 마이애미에 있는 팬들만이 아니라 조국에 있는 팬들, 그리고 전 세계에 있는 베네수엘라 사람들에도 의미 있는 일이다. 그들이 행복했으면 한다. 내가 고국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들의 행복뿐이다. 하루 이틀이라도 우리나라를 기쁘게 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며 자신들의 활약이 국가를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8 올림픽 본선 진출에 대해서도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낀다. 혹시 누가 아는가? 금메달을 딸지?”라고 말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베네수엘라는 대회 규정상 4강에서 새로운 투수를 합류시킬 수 있다. 로페즈는 이 자리에서 베테랑 좌완 호세 알바레즈의 합류를 알렸다. 헤수스 루자도의 경우 대표팀 합류 의사를 타진했지만, 선수가 거절했고, 우완 에두아르도 살라자르의 경우 비자 문제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와 4강전 선발로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우완 케이더 몬테로를 예고했다.
[마이애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