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HD 공격수 이동경(29)은 이번 대표팀 사전 캠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다.
트리니드다드 토바고와 경기에서는 풀타임 소화하며 아웃프런트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했고 엘살바도르와 경기에서는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트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4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대학에 있는 스미스 필드하우스 사우스 필드에서 열리는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이동경은 “마지막 평가전을 승리로 잘 마무리하고 본선으로 갈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윙어지만, 중앙으로도 많은 커버를 들어갔던 그는 “상대 선수들이 맨투맨으로 나오다 보니 그 부분에서 답답함을 느꼈다. 감독님께서는 포지션을 잘 지켜줘야지만 패스 공간이 나올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그 부분이 초반에 잘 안됐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괜찮아졌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감독님이 ‘이제 정말 월드컵이다’라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선수들도 동의했다. 정말 본선 무대라는 마음으로 준비하려고 신경 썼다”며 이날 경기를 어떤 각오로 임했는지에 대해 말했다.
‘고지대 체질인가’라는 질문에는 웃으면서 “아직까지 힘들기는 하지만, 미리 와서 훈련한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동경은 이날 경기 아크서클 오른편에서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 골을 터트리며 이날 경기의 차이를 만들었다. 대표팀의 프리킥은 손흥민, 이강인이 전담하고 있지만 두 선수가 모두 벤치에 있는 상황에서 키커로 나섰고 골을 성공시켰다.
벤치에서 이 골을 지켜본 이강인은 ‘리그앙에서도 들어갈 프리킥 골이었는가’라는 질문에 “여기서 들어갔으면 당연히 들어가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너무 잘 넣었다. 월드컵에서도 그렇게 골을 넣어줬으면 좋겠다”며 동료의 골을 칭찬했다.
이동경은 “(황)인범이 형에게 ‘내가 차겠다’고 했다. 내가 공을 들고 가면 내가 찰 것을 알 거 같아서 형에게 ‘공 좀 갖고 있어 달라’고 했고 내가 세우고 찼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속팀에서 프리킥을 맡은 그는 “팀에서 프리킥을 차고 있기에 훈련을 많이 했고,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장점을 잘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워밍업 때도 그렇고 몇 번씩 때려보는 편”이라며 프리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위력적인 프리킥을 볼 수 있을까? 그는 “그 순간에 정말 자신 있다면 자신 있게 한 번 ‘차보겠다’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동경은 포지션상으로 이강인과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동경의 모습을 칭찬하며 “(본선에) 가게 되면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강인은 “동경이 형과는 올림픽도 같이 뛰었고 항상 같이 밥도 먹는 사이다. 서로 좋은 점, 부족한 점을 공유하면서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형의 장점을 보고 배우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그 부분에서 알려달라고도 하고 있다. 누가 됐든 최대한 팀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쟁에 대해 말했다.
이동경은 “(경쟁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본 적은 개인적으로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팀이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충실하게 해낼 수 있게끔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생애 첫 월드컵을 앞둔 그는 “(명단 발표 직전에) 조금 두려운 마음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으면서도 “꿈이었던 월드컵 무대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 내 인생에서 마지막 대표팀이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보내고 있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거 같다”며 대표팀 캠프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말했다.
이번 월드컵 가장 마지막 등번호인 26번을 달고 뛰는 것에 대해서도 “번호는 코치진이 정해줬다.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떤 번호든 경기장에 나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두 경기에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봤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결과를 내야 하는 무대라고 생각하기에 모두가 잘 준비해서 좋은 성과로 마무리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진 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프로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