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사무라이’…동양적 미학을 세계에 알리다 [김대호의 옛날영화]

1950년 <라쇼몽>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 세계적 명장으로 자리 잡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1954년 인생작 <7인의 사무라이>를 내놓는다. 한 천재 감독의 출현으로 일본영화는 무려 70년 전 세계 영화계의 중심에 우뚝 선다. 207분 동안의 긴 서사에서 농민과 무사 집단 간의 의식 차이 그리고 사무라이 안에서의 개인별 성격이 세밀하게 묘사된 명작이다. 오직 직업정신, 달리 말하면 무사도를 위해 농민들을 구하는 사무라이는 돈과 땅을 위해 싸움을 벌이는 서양의 기사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동양의 ‘미덕’을 강조한 듯 싶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7인의 사무라이>를 통해 일본의 시대정신과 국민의식을 보여 주려고 했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7인의 사무라이>를 통해 일본의 시대정신과 국민의식을 보여 주려고 했다.
영화의 배경은 16세기 후반 센고쿠시대(전국시대). 주민들은 황폐한 땅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해 간다. 하지만 보리 수확이 끝날 무렵이면 어김없이 ‘노부시’(산적)가 침입해 약탈해 간다. 참다못한 농민들은 자신들을 지켜줄 사무라이를 모집하게 되고, 풍부한 전쟁 경험이 있는 대장 칸베에(시무라 타카시)를 포함해 7명의 사무라이들이 마을에 들어온다.

사무라이들은 농민들과 힘을 합쳐 ‘노부시’를 일망타진하고 마을엔 평화가 찾아온다. 이 영화의 압권은 마지막 장면이다. 도적들을 물리치고 평화로운 삶으로 돌아온 농민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지만, 동료 4명을 잃고 또다시 떠돌이 삶을 시작하게 된 사무라이들은 깊은 시름에 잠긴다. “이번에도 우리는 또 졌네”라고 읊조리는 사무라이들의 뒷모습이 구로자와 감독이 이 영화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였던 것 같다.

<7인의 사무라이>는 할리우드 서부극에 큰 영향을 미쳐 많은 감독들이 오마주했다. 이후 존 스터지스 감독이 <황야의 7인>으로 리메이크해 큰 성공을 거뒀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등 할리우드 대표 감독들이 <7인의 사무라이>에서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1954년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김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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