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장난’…가슴 아픈 동심의 순수 [김대호의 옛날영화]

고아 수용소로 끌려가는 포오렛(브리짓드 포세이)이 “미셸, 미셸”을 부른다. 잠시 뒤 잔뜩 겁먹은 얼굴에 금세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은 포오렛은 “엄마, 엄마”를 외친다. 이 마지막 장면을 지켜보는 관객의 눈에 이슬이 맺힌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눈을 통해 전쟁의 비참함을 그린 르네 끄레망 감독의 1952년 작 <금지된 장난>은 숭고할 정도의 감동을 자아내는 불후의 명작이다. 2차 세계대전 중 피난길에 부모를 잃은 5세 소녀가 농가의 소년 일가에 맡겨져 고아 수용소로 넘겨지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끄레망 감독은 전쟁의 잔인함을 어린 아이들의 맑은 마음을 통해 기막히게 묘사했다.

포오렛을 위해 십자가를 만들어 주고 있는 미셸. 이 영화의 테마인 이들의 장난은 비극을 불러온다.
포오렛을 위해 십자가를 만들어 주고 있는 미셸. 이 영화의 테마인 이들의 장난은 비극을 불러온다.
부모를 기총소사로 잃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포오렛은 11세 소년 미셸(조르쥬 푸우주리)을 만나 소년의 집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포오렛과 미셸은 죽은 동물과 곤충들을 묻어주고 십자가를 세워주는 놀이를 한다. 이들의 장난은 갈수록 심해져 십자가를 훔치게 되고 포오렛은 고아 수용소로 쫓겨나게 된다. 반전 영화인 동시에 목가적인 예술 영화인 <금지된 장난>은 미국 아카데미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전쟁과 농촌 그리고 이기적인 어른과 순수한 어린 아이를 대비시킨 이 영화의 격조는 전설이 되기에 충분하다. 나르시소 예페스가 기타로 연주한 그 유명한 주제곡 ‘로망스’는 영화의 테마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김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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