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송강호 “칸 수상은 과정, 관객과 소통하는 배우가 목표”[MK★인터뷰]

“영광스럽고 기쁘죠. 그렇지만 배우 인생의 과정일 뿐 목표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수상이 영광스럽죠. 하지만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게 제 궁극적인 배우로서 꿈이에요.”

한국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의 솔직한 심정이다. 담백하면서도 솔직했다. 자신만의 확고한 연기관이 있기에 말할 수 있는 소감이었다.

제 75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한국 제작사 영화사 집이 제작을 CJ ENM이 배급을 맡은 한국 영화다. ‘브로커’를 통해 주연 배우 송강호는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배우 송강호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써브라임에이전시
배우 송강호가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써브라임에이전시
“너무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기쁘다. 이런 어떤 감정보다도 영화제에서 ‘브로커’ 팀들과 같이 맞이할 수 있어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 자리에 박찬욱 감독님도 있고, 박해일 배우도 있어서 두루두루 행복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송강호의 칸 영화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영화 ‘밀양’(감독 이창동)을 시작으로 여러 번 칸에 방문했다. ‘밀양’에서 함께 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박쥐’의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상을,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때 그 자리에 함께 했다. 칸 영화제에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던 송강호는 드디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제작보고회 때도 말씀드렸지만, 빈말이 아니라 영화배우로서 작품을 하고 연기를 한다는 것이, 영화제 출품을 위해 상을 받기 위해 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다고 상을 마음대로 받고 영화제를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라는 작업은 관객 소통이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항상 좋은 작품을 통해 가장 많은 관객과 소통하는 게 목표다. 그 과정 안에 좋은 작품으로 인정을 받고 영화제 출품을 받고 상을 받는 과정인데, 기쁘지만 이게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전도연 씨, 박찬욱 감독님, ‘기생충’ 봉준호 감독님이랑 같이 기쁨을 나눴지만 상을 위해 이번에 간 것이 아니다. 수상이 영광스럽지만 그 전과 이후가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

그럼에도 이번 작품은 특별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일본 감독님이다, 한국 감독님이다, 어느 나라 영화감독님이다 보다는. 정말 존경하고 좋아하는 감독, 배우들과 함께 잊지 못할 작품을 관객분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잊지 못할 것 같다. 관객이 얼마오고 보다는, 강동원 씨나 이지은 씨, 이주영 씨, 배두나 씨 등 보석 같은 배우들과 그리고 감독과의 인연이 살아가면서 인연의 가치가 크다고 생각할 수 있다. 위대한 예술가와 같이 협업한 게 가장 의미있게 남지 않을까 싶다.”

배우 송강호 인터뷰. 사진=써브라임에이전시
배우 송강호 인터뷰. 사진=써브라임에이전시
이번 시상식에는 가족과 함께 해서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다. 특히 아들이자 전 축구선수 송준평 씨가 자신의 SNS에 “I'm proud of you”라는 글과 함께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누구나 다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에 대한 표현을 하고 싶었겠죠, 저도. 귀한 자리에서 가족들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저에게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아들은 칸 영화제를 이번에 처음 갔다. 예전에 딸하고 몇 번 갔는데 아들이 그전에 축구선수로 있었엇 못 갔는데 지금은 안 하고 있다. 그래서 네 가족이 한꺼번에 모일 수 있었고 그게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칸 영화제 이후 홍보와 ‘거미집’ 촬영까지 얼굴 볼 시간이 없었다. 나중에 차분하게 여유 있을 때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다.”

‘브로커’ 감독도 배우들도 “송강호 배우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은 송강호를 ‘타고난 엔터테이너’라고 칭했다. 촬영장에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저는 엔터테이너하고 거리가 먼 배우가 아닐까 싶다. 저는 조용한 편인데, 즐겁게 해주고 그런 게 없는데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말이 많은 배우는 아닌데, 제가 선배니까. 강동원 씨나 배두나 씨는 여러 번 작업을 해보고 그러니까 친숙한 느낌이 있고, 이지은 씨와 이주영 씨는 처음이라서 긴장할 수 있으니까 그런 측면에서 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엔터테이너 재능이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다.(웃음)”

송강호는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김지운 감독 등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꼽히는 감독님들과 모두 작업을 했다. 거장이라 불리는 감독이 송강호를 찾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개인적으로 이런 질문을 가끔 받아서 생각을 좀 해봤다. 떠오르지 않지만, 생각해보자면 잘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이니까 쉽게 찾아주시지 않나 싶다. 영화라는 것이 우리의 삶과 우리 이웃과 사람을 표현하는 직업이고. 그런 직업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니까, 송강호처럼 평범하게 생긴 사람을 통해 전달하고 싶지 않을까 싶다. 그 외에 해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데, 아마 평범해서 인 것 같다. 두 번째는 운이 좋은 배우다. 훌륭한 분들이랑 같이 동지로서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첫 번째고 앞에 말한 게 두 번째이지 않을까 싶다. 하하.”

배우 송강호 인터뷰. 사진=써브라임에이전시
배우 송강호 인터뷰. 사진=써브라임에이전시
계속되는 영화 흥행에 대중의 기대가 점점 커져서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 같다. 부담감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분들도 똑같죠. 새로운 영화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그 기대가 얼마만큼 팬이나 관객에게 전달이 될까 부담이 되죠. 성공할 수 있고, 실패라기보다는 아쉬운 결과가 있을 수 있으니까. 극복의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스스로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다. 앞으로 잘해야 하는 단순한 생각도 있지만, 배우라는 직업이 단거리 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배우로서의 인생이 같이 가는 일희일비하지 말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게 관통하는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

‘브로커’ 팀이 끈끈해지는 모습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함께한 후배들에게 송강호는 든든한 버팀목이었을 것 같다.

“먼저 이지은 씨의 캐스팅을 듣고 놀랐다. 여러분들 잘 아시겠지만 가수로 성공한 슈퍼스타고, 그리고 팬이었다 저도. ‘나의 아저씨’나 ‘최고다 이순신’부터 안 본 드라마가 없을 정도로 팬이었다. 같이 한다고 할 때 탄성이 나왔다. 너무 잘할 것 같고. 결과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지 않나. 수십배는 잘한 것 같다. 말도 잘하고 논리정연하게 나이에 비해 삶의 깊이나 시선들이 예사롭지 않은, 알면 알수록 ‘이지은이라는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구나’ 들었다. 이주영 씨는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주영 씨의 매력과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점점 커진다고 생각했다. 배두나 씨는 저랑 가장 많이 연기한 배우다. 4번이나 했다. 베테랑의 노련함은 제가 매번 깜짝 놀란다. 이번에도 깜짝 놀랄 연기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강동원 씨는 막내 동생같다. 진짜 소탈하다. 편안하고 길 잃은 사슴의 눈망울 잊지 못할 것 같다. 연기에 대한 자세 태도 제가 좋아할 수 밖에 없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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