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자기님’으로 출연해 솔직한 입담으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전했다.
이병헌은 9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더 블럭’(이하 ‘유퀴즈’)의 ‘그것만이 내 세상’ 특집에 출연했다.
10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며 설렘을 표한 이병헌은 “오늘 아침에 막 씻고 급하고 나오는데 가족들이 ‘어디 가냐?’고 묻길래 ‘유퀴즈’ 녹화하러 간다고 했다. 그간 영화 홍보하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말을 못 했었던 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갑자기 두 사람이 요구사항이 생기더라. 아들은 나가서 내 얘기도 해달라고 하더라. 나하고 제일 친한 친구 누구도 얘기해달라고 했다”며 아들 부탁대로 친구들 이름을 나열해 폭소케했다.
이병헌은 아내 이민정의 근황도 전하며 “아내가 내 방송을 아주 디테일하게 보겠다더라. 자기 자랑을 몇 초나 하는지”라고 밝혔다.
이날 이병헌은 배우를 시작한 계기도 밝혔다. 배우를 꿈꿔본 적이 없다는 이병헌은 군대를 가기 위해 집에서 쉬고 있다가 어머니 친구분이 공채 시험 원서를 가지고 와 접수한 일화를 밝혔다.
KBS 공채 14기에 발탁된 이병헌은 데뷔 초부터 이국적인 외모로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지만 스크린 진출 후 연이은 실패를 맛봤다며 “당시에는 영화가 두 편 정도 망하면 그 주연 배우를 안 썼었다”고 말했다.
그는 “운 좋게 네 번째 작품이 들어왔지만 그 영화도 망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영화가 ‘내 마음의 풍금’ 부터 흥행이 계속 됐다”고 덧붙였다.
또 이병헌은 대한민국 영화사 최고의 엔딩으로 꼽히는 장면 중 하나인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엔딩 장면에 대해 “마지막에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고 나서 복수를 끝내지만 그 감정이 ‘뭔가 끝났다. 해소가 됐다’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허탈함과 상실감에 대한 감정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분이 이 장면을 울면서 웃는 모습이라고 하는데 사실 웃는 건 아니다”라며 “그냥 이가 많이 보여서 웃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하인드도 밝혔다.
이병헌은 사석에서 정말 웃긴다는 유재석의 말에 “나는 여전히 신비롭고 싶은 배우인데”라며 “내가 지키고자 하는 신비로움과 상관없이 나의 밈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엽이가 3일 밤 술을 잔뜩 들고 와서 SNL도 나갔다”며 “거기서부터 본의 아니게 밈스타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 회사 워크숍 중 ‘마이웨이’를 노래했다며 “다들 노래를 부르는 걸 보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저렇게 노는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마이크가 내게 넘어왔다. 그때 생각난 노래가 ‘마이웨이’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불처럼 달궈 놓은 분위기를 한 번에 가라앉혔다. 웬만하면 앙코르도 나올 법한데, 그다음부터 나를 아예 없는 사람처럼 취급했다”며 “그러고 나니 나를 건드리지 않으니까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노래를 부르고 있는 동안 인터미션처럼 사람들이 화장실 다녀올 사람은 다녀오고, 다른 일 보고 그러더라. 노래가 끝나니까 사람들이 돌아왔다. 그래도 내가 필요하긴 했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병헌은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SNS에 남긴다면’이라는 질문에 “어렸을 때의 저를 한 번 보고 싶다”며 “사실 제일 큰 건 저희 아버지의 영상을 본 적이 없다. 그런게 너무 보고싶다”고 답했다.
영화광인 아버지 덕분에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전한 이병헌은 “잊을 수 없는 인생의 한 지점이 있다”며 “할리우드 영화 ‘Red2’에 아버지와 찍은 소품이 사용됐었다. 또 크레딧에 아버지의 이름도 올라가 감동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