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겜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앞서 ‘오징어 게임’은 어린 시절 추억의 게임이 죽음의 게임이 되는 기발한 발상, 목숨 값이 곧 상금이 되는 독특한 데스 게임의 룰, 극단적인 자본주의 질서 안에서 경쟁적으로 변질되는 인간의 본성을 낱낱이 드러낸 스토리로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세계 곳곳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울려 퍼질 만큼 폭발적인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아시아 작품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 수상뿐만 아니라,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28회 미국 배우 조합상®,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제58회 백상예술대상 등 유수의 국내외 시상식에서 수상을 이어가며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공개된 시즌2는 넷플릭스 역대 공개 첫 주 최다 시청수를 기록, 공개 18일 만에 넷플릭스 역대 3번째로 인기 있는 작품에 등극하며 폭발적인 화제성을 입증했다.
시즌1에서 탈락자들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점차 변해가는 ‘기훈’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이정재는 시즌2에서는 게임의 주최자를 찾아 모든 것을 끝내려는 게임 체인저로서 극을 이끌어갔다.
“글을 쓰고 연출하신 황동혁 감독님이 2편을 하겠다, 해야겠다고 결심을 한데 있어서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꾸리고 나갈까라는 큰 고민이 있었다. 기훈의 목적을 강화 시킨다면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좀 더 재밌게 흘러갈 수 있지 않을까 판단했던 것 같다. 기훈의 성격이 가장 바뀌게 된 원동력이라고 하시기도 했다. 기훈을 연기한 입장으로서도 또 바뀌는구나, 다양한 변곡점을 통해 바꾸어 나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연기자 입장으로서는 고마운 일이었고 빨리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싶었다. 기훈이라는 인물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즐겁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다.”
‘오징어게임’ 시즌1 이후 시즌2까지 공백이 조금 있었지만, 다시금 성기훈을 만나 연기하는데 있어 이정재는 어색함이 있지 않았다.
“감독님께 시즌1 때 몇 번 물어봤다. 시즌제로 가는 게 절대 아니라고 손사레를 쳤었다. 사실 저도 시즌1이 다양한 캐릭터들의 애환이 잘 녹여져 있기 때문에 또 다시 애환과 그런 살면서 억압받고 힘든 사연들의 캐릭터를 또 만들어내기가 또 가능할까, 자칫하면 반복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리미티드 시리즈겠구나 싶었는데 새로운 캐릭터와 새로운 시즌을 잘 만드셨더라. 잘 만들어진다면 많은 분들에게 좋은 소리를 많이 듣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사실상 하게 됐다. 원래 계획에 없었던 시즌이다 보니 시나리오 구상에도 조금 걸렸고, 콘티 구성부터 시작해 선 제작 과정 기간이 길 수밖에 없었고, 촬영 기간도 1년 정도 걸렸고, 후반 작업도 꼼꼼하게 하시는 분이라 3년이라는 시간이 기적 같은 타이트한 시간이지 않았나. 해외에서 물어봐도 황 감독님은 천재다, 천재와 작업했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13개 에피소드를 하는데만 해도 3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거듭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
특히 이정재는 시즌1 때 심적으로 준비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나은 익숙함 속에서 시즌2를 맞았다. “아무리 캐릭터가 변하기는 했지만 왜 변했는지는 제가 연기하고 제가 습득해서 1년 정도 기훈이로 살아왔기 때문에 아주 어렵지는 않았지만은 워낙 성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잠깐씩이라도 예전에 기훈의 유쾌하고 그런 부분을 넣을 수 있는 건 어디가 있을까 고민했다.”
“왜냐면 기훈의 밝은 에너지의 모습을 좋아하셨던 모습을 좋아했던 것도 알기 때문에 어떻게든 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쉽지는 않더라. 목적과 목표를 향해서 가는 캐릭터도 잡혀 있었고 나머지 1편에서의 밝음과 재미 모습들은 배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 틀어지게 되는 역할이 있어서 기훈의 성격을 보여드릴 수 없었으며 아쉽다기까지 보다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을까 라는 고민이 많았다.”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는 ‘둥글게 둥글게’ 노래부터, 공기놀이, 제기차기, OX 투표 등 작품 속 등장하는 요소들을 활용한 콘텐츠가 팬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생성되며 전 세계에 ‘오징어 게임’ 신드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시즌을 첫 시작하는 장면이다. “초반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게 뭐냐면 시즌을 시작하는 첫 단추, 첫 에피소드는 굉장히 중요하다. 빠르고 쉽게 이야기에 빠져들어야 하는 부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연기자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첫 장면과 첫 시퀀스와 첫 에피소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첫 게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번엔 무궁화를 첫 게임으로 넣었더라. 이건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게임이 나올텐데 첫 게임을 익숙한 게임으로 익숙한 세계로 들어올 수 있게 상기시킬 수 있게 만드는 좋은 전략이었다고 본다.”
어떤 작품이든 그렇지만, ‘오징어게임’ 시즌2 역시 공개된 후 다양한 의견을 낳았다. 전세계 시청자들의 호불호 반응도 불가피했다.
“끊지 말아야 할 때 끊었나라는 생각도 지금에 와서 하지만은 에피소드 13개를 다 완성한 다음에 공개한다면, 또 내년 언제쯤 공개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시즌1과 떨어지는 것도 불편하지 않았을까. 넷플릭스와 감독님과 이 부분에 대해 고민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했을 거다. 또 어느 작품이든 혹평이 있지 않나. 그런 일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고 자주 겪는 일이기 때문에 어떠한 평도 꼼꼼히 잘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시즌3가 후반 작업을 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후반 작업을 통해 좋게 만들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고 본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