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하나로 분위기가 완성됐다. 장원영은 과하지 않게, 대신 확실하게 ‘공주 서사’를 꺼냈다. 겨울밤에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아이브 장원영이 22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겨울의 한 순간을 기록했다. “차분한 겨울의 분위기 속에서, 순수하고 깨끗하게 다시 날아오르는 반짝이는 순간”이라는 문장과 함께 공개된 사진 속 그는, 설명보다 이미지로 먼저 말을 건넸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머리 위 티아라로 향했다. 왕관이라기보다는 장식에 가까운 디자인이었지만, 머리를 단정하게 넘긴 업스타일과 만나며 존재감을 키웠다. 앞모습뿐 아니라 뒤태까지 공개된 사진에서는 결이 매끈하게 정리된 헤어라인과 낮게 고정된 번 스타일이 티아라의 실루엣을 더욱 또렷하게 살렸다. 화려함보다 정제된 균형이 먼저 보이는 스타일링이었다.
의상 역시 계산된 선택이었다. 양쪽 어깨를 과감히 드러낸 오프숄더 라인은 퍼 소재와 만나며 부드러운 볼륨을 만들었다. 노출이 분명한데도 차갑거나 자극적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컬러와 소재가 감정을 눌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겨울이라는 계절감 안에서 ‘공주’라는 콘셉트를 현실 쪽으로 끌어당긴 지점이었다.
메이크업은 힘을 뺐다. 또렷한 아이라인과 긴 속눈썹이 중심을 잡았지만, 피부 표현은 최대한 얇게 정리됐다. 핑크 톤 블러셔와 립은 얼굴에 혈색만 남겼고, 눈 아래 점 메이크업은 장원영 특유의 인상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화장으로 분위기를 만들기보다, 이미지를 보완하는 방식이었다.
손끝 디테일도 빠지지 않았다. 공주 콘셉트에 맞춘 네일아트와 반지, 귀걸이까지 과하지 않게 맞춰졌고, 셀카에서는 얼굴을 가리지 않는 각도로 프레임을 채웠다. 카메라를 의식한 연출이라기보다는, ‘이 분위기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각’을 알고 있는 사람의 선택에 가까웠다.
2018년 데뷔 이후 7주년을 맞은 장원영은 이제 콘셉트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와 있다. 무엇을 입고, 어떤 장식을 더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서 흔들리지 않는 톤이다. 티아라를 썼다고 해서 모두 공주가 되지는 않는다. 장원영이 남긴 건, 그 차이를 보여주는 한 장의 겨울 장면이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