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돌아 만난 세기의 사랑, 구준엽과 서희원(쉬시위안) 부부의 이별이 더욱 비통한 이유는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이다.
3일 방송된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에서는 단순한 독감이 닷새 만에 패혈증으로 번져 생명을 앗아간 비극적인 과정과 그 의학적 배경이 공개돼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방송에 따르면 서희원은 지난해 2월 2일, 가족들과 떠난 일본 여행 중 세상을 떠났다. 당시 시작은 가벼운 미열이었다.
하지만 증상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악화됐고, 단 5일 만에 급성 폐렴에 이은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건강하던 성인 여성이 겪기엔 이례적인 진행 속도였다.
이에 대해 ‘중증외상센터’ 작가이자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이낙준은 서희원의 사망 원인을 단순한 불운이 아닌 ‘예견된 위험’으로 분석했다. 이 전문의는 “폐렴이 무섭다고는 하지만 젊은 사람이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악화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가 지목한 치명적 원인은 서희원의 ‘병력’이었다. 서희원은 선천성 심장 질환인 ‘승모판 일탈증’을 앓고 있었으며, 과거 출산 당시 심각한 ‘자간전증(임신중독증)’으로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생사의 고비를 넘긴 바 있다. 이 전문의는 이러한 기저질환들이 면역 체계가 무너진 순간, 평범한 바이러스를 치명적인 흉기로 돌변하게 만들었을 것이라 진단했다.
서희원의 병력은 그녀가 얼마나 힘겹게 삶을 지탱해왔는지를 방증한다. 목숨을 걸고 아이들을 낳았고, 이혼의 아픔을 겪은 뒤 구준엽을 만나 비로소 안정을 찾았으나 육체는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던 셈이다.
아내의 이러한 ‘시한폭탄’ 같은 건강 상태를 그 누구보다 걱정했을 구준엽의 심경은 짐작조차 어렵다. 방송에 따르면 구준엽은 아내가 떠난 후 대만 진보산(금보산) 인근에 머물며 사실상 ‘망부석’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최근에는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 직접 조각상을 제작하는 등 예술로 슬픔을 승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8년 첫 만남 이후 20년 만의 재회, 그리고 2022년의 영화 같은 결혼. 전 세계가 응원했던 이들의 사랑은 ‘건강’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 3년 만에 막을 내렸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그저 운이 나빴던 게 아니라 몸이 많이 약했었구나”, “구준엽이 왜 그렇게 우는지 알 것 같다”, “미열이 패혈증이 되다니 너무 허망하다”며 안타까움을 쏟아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