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워너원 만든 비주얼 장인이 빚은 ‘와이드핏’ 버추얼 아이콘 [비더후드②]

기존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비주얼 공식’이 존재했다. 기술적인 구현의 한계와 라이브 렌더링의 안정성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캐릭터가 몸에 딱 달라붙는 타이트한 핏(Fit)의 의상을 주로 착용해 온 것이다. 그러나 6월 데뷔를 앞둔 레벨스(LEVVELS)의 버추얼 보이그룹 ‘B THE HOOD(비더후드)’는 이 뻔한 공식을 과감히 깨부쉈다.

지난 티저 영상들을 통해 공개된 멤버들의 모습은 기존 버추얼 씬에서 보기 힘들었던 와이드 한 실루엣, 자유로운 스트리트 핏, 그리고 자연스러운 레이어링의 향연이었다.

차가운 3D 그래픽 기술 위에 80~90년대 서브컬처의 힙(Hip)한 감성을 덧입혀, AI 특유의 이질감을 완벽하게 지워낸 것이다. 이 파격적인 비주얼 혁명의 중심에는 20여 년간 K-POP 씬을 이끌어온 최정상 비주얼 장인, 이성식 비주얼 디렉터가 있다.

엑소·워너원 만든 비주얼 장인이 빚은 ‘와이드핏’ 버추얼 아이콘 비더후드. /사진=레벨스(LEVVELS)
엑소·워너원 만든 비주얼 장인이 빚은 ‘와이드핏’ 버추얼 아이콘 비더후드. /사진=레벨스(LEVVELS)

“가오갤 스타로드처럼”… 최첨단 기술에 심어 넣은 아날로그적 빈틈

이성식 디렉터는 엑소(EXO)의 메가 히트곡 ‘으르렁’ 자켓 촬영을 비롯해 워너원, 아이즈원 등 대형 프로젝트의 스타일링을 총괄했으며, 에이티즈(ATEEZ)와 싸이커스(xikers)의 비주얼 디렉터이자 사내이사로 활약하며 K-POP 아이돌의 강렬한 세계관을 구축해 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가 레벨스의 버추얼 프로젝트에 합류한 이유는 명확했다. 고도화된 기술력 안에 날것의 에너지와 아날로그적인 취향을 결합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디렉터는 “수많은 대형 히어로들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카세트 플레이어로 올드팝을 듣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타로드처럼, 세련된 기술 안에 아날로그적인 취향과 인간적인 빈틈을 가진 존재를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스케이트보드, 80~90년대 펑크, 90년대 힙합 등 비주류 문화가 가진 날것의 태도를 버추얼 캐릭터에 이식하여, 기존 아이돌 문법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매력을 창조해 낸 것이다.

엑소·워너원 만든 비주얼 장인이 빚은 ‘와이드핏’ 버추얼 아이콘 비더후드. /사진=레벨스(LEVVELS)
엑소·워너원 만든 비주얼 장인이 빚은 ‘와이드핏’ 버추얼 아이콘 비더후드. /사진=레벨스(LEVVELS)

버추얼의 한계를 깬 ‘스트리트 핏’… 청춘의 카오스를 입다

B THE HOOD 멤버들의 비주얼 테마는 누구나 겪는 미완성의 시기이자 날것의 에너지를 뜻하는 ‘카오스(Chaos)’다. 이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이 디렉터는 버추얼 아이돌의 기술적 타협점이었던 타이트한 의상을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실제 1020 세대가 열광하고 따라 입고 싶어 할 만한 스트리트 무드의 룩을 선택했다.

이 디렉터는 “다인원 그룹으로 모였을 때 팀의 완성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개성을 과감하게 강조할 수 있는 것이 버추얼의 장점”이라며, “실제 아이돌이 입을 법한 와이드 한 실루엣과 자연스러운 레이어링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실제 글로벌 서브컬처 브랜드와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7 이는 멤버들이 단순히 모니터 속 가상 캐릭터가 아니라, 자신만의 확고한 문화적 취향을 가진 동시대적 아티스트로 대중에게 다가가게 만드는 핵심 전략이다.

엑소·워너원 만든 비주얼 장인이 빚은 ‘와이드핏’ 버추얼 아이콘 비더후드. /사진=레벨스(LEVVELS)
엑소·워너원 만든 비주얼 장인이 빚은 ‘와이드핏’ 버추얼 아이콘 비더후드. /사진=레벨스(LEVVELS)

상상을 현실로 바꾼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의 완벽한 앙상블

물론 이 아날로그 감성을 라이브 버추얼 환경에 구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험난한 도전이었다. 이 디렉터 역시 “새로운 시도들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으며, 모델링의 제약은 물론 라이브 환경에서 비주얼 욕심을 내는 것 자체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라 내부 구현을 걱정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레벨스의 독보적인 인하우스(In-house) 시스템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기술팀(TA)은 이 디렉터의 아날로그적 기획 의도를 온전히 살리기 위해 해외 논문을 찾아가며 스터디를 진행하고 수많은 기술적 해결책을 모색했다.

이 디렉터는 “제가 원하는 핏과 스타일을 기술적으로 구현해가는 과정을 보며 마치 꿈이 현실이 되는 것 같은 경험을 했다”며, “엔터테인먼트 기획과 기술적 구현이 맞물려 B THE HOOD가 힙하고 트렌디한 하나의 ‘스타일 아이콘’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결국 B THE HOOD의 압도적인 비주얼은 단순한 AI 생성물이 아니라, 기술적 한계와 맞서 싸우며 아티스트의 숨결을 불어넣은 수많은 ‘사람(스태프)’들의 치열한 땀방울이 만들어낸 결정체인 셈이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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