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 돋보기] 임영웅은 10주년 기념앨범에 왜 데뷔곡 ‘미워요’를 넣었을까

가수 임영웅이 대중음악계의 익숙한 흥행 공식을 또 한 번 과감히 비틀었다.

오는 9월 8일,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디지털 앨범 ‘IM HERO 10(아임 히어로 10)’을 발매하기에 앞서, 9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콘서트에서 수록곡 10곡 전곡을 최초로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통상적인 가요계의 컴백이 새 앨범을 발표해 화제성을 끌어올린 뒤 오프라인 콘서트로 열기를 잇는 것과 달리, 임영웅은 거대한 스타디움 무대에서 팬들과 현장 호흡을 먼저 나눈 뒤 정식 음원을 발표하는 이례적인 길을 택했다.

사진=임영웅 유튜브 채널
사진=임영웅 유튜브 채널

이러한 일정 배치는 현재 임영웅이 도달한 독보적인 브랜드 위치와 자신감을 강력하게 방증한다. 신곡이라는 강력한 사전 프로모션 카드 없이도, 이미 그의 이름 석 자와 ‘영웅시대’라는 견고한 팬덤만으로 스타디움 규모의 공연은 그 자체로 완성된 거대한 이벤트로 성립한다.

앨범 발매가 공연을 견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라이브 무대 경험이 다음 음악을 기다리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확고히 한 셈이다. 이는 그가 단순한 음원 강자를 넘어 라이브 무대로 대중과 소통하는 진정한 ‘스타디움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사진=물고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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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곡 ‘미워요’의 귀환, 20명에서 4만 명으로

무엇보다 이번 앨범 트랙리스트에서 기자의 시선을 가장 강렬하게 사로잡은 지점은 10곡의 트랙 중 자리한 데뷔곡 ‘미워요’의 귀환이다. 이번 앨범은 ‘모이세’, ‘Baila(바일라)’ 등 다채로운 장르를 엿볼 수 있는 6곡의 신곡과 ‘사랑은 늘 도망가’ 같은 메가 히트곡들의 리메이크로 채워졌다. 그 화려한 라인업 속에서 2016년 8월 8일 발매된 ‘미워요’는 임영웅의 가장 낮고 치열했던 무명 시절의 시작점을 상징한다.

그는 데뷔 10주년을 맞아 팬카페에 남긴 소회 글을 통해 “거창한 무대도, 화려한 홍보도 없이 그저 한두 곡을 발표하고 CD 몇 장을 뽑아내는 것이 시작이었다”며 스스로를 되돌아봤다.

10년 전, 아무도 모를 법한 작은 방송에서, 혹은 20여 명의 팬들과 차가운 바닥에 앉아 풍선을 불며 부르던 그 노래가 이제는 수만 명의 하늘빛 물결이 출렁이는 스타디움에서 전혀 다른 무게감과 감성으로 울려 퍼지게 된 것이다. ‘미워요’의 재수록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다. 가장 결핍했던 시절, 자신을 지탱해 준 팬들의 숨결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굳건한 음악적 선언이다.

사진설명
사진=임영웅 유튜브 채널
사진=임영웅 유튜브 채널

과거를 안고 미래를 그리는 ‘지속 가능한’ 아티스트의 정석

‘IM HERO 10’은 단순히 10주년을 화려하게 자축하기 위한 트로피가 아니다.

데뷔곡을 포함한 4곡의 대표곡 리메이크와 6곡의 완전히 새로운 신곡을 절반가량씩 배치한 것은, 지난 10년의 발자취와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10년의 청사진을 한 앨범 안에 정교하게 직조해 내려는 시도다.

대규모 자본과 화려한 마케팅이 지배하는 현대 K팝 시장에서, 임영웅은 늘 자신만의 보폭을 유지해 왔다. 당장의 음원 성적이나 차트 줄 세우기, 히트곡 갱신에 몰두하기보다는 팬들과 함께 쌓아온 ‘기억’ 자체를 다음 창작의 최우선 재료로 삼고 있다.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거대해지는 와중에도, 오히려 관객 한 명 한 명과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려는 이 영리하고도 진정성 있는 행보야말로 대중음악계가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사진=물고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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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가을밤의 선선한 바람이 부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10년 만에 새로운 감성으로 편곡되어 불릴 ‘미워요’. 그 무대는 노래 한 곡의 라이브를 넘어, 일당백을 하던 무명 가수 임영웅을 ‘국민 가수’로 밀어 올린 팬들과 아티스트가 함께 써 내려간 10년 서사시의 가장 아름다운 클라이맥스로 기록될 것이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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