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클로저’가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2년 만에 돌아왔다. 오랜 공백을 깨고 본업인 배우로 돌아온 최강희부터 ‘막내’ 이나은까지, 각자의 매력을 드러내며 관객들을 대학로로 초대할 모든 준비를 마쳤다.
2일 오후 서울 이음아트홀에서 연극 ‘클로저’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지호 연출을 비롯해 오만석, 배수빈, 홍우진, 최강희, 리사, 장희진, 홍종현, 강영석, 이도윤, 소주연, 이나은 등이 참석했다.
연극 ‘클로저’는 199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래리, 안나, 댄, 앨리스 네 명의 남녀가 만나 서로의 삶에 얽혀드는 과정을 좇는 작품이다.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이 끝나는 과정 속에서 서로를 향해 품는 열망과 집착, 흔들리는 마음, 소통과 진실의 중요성을 조명한다.
작품은 영국 출신의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패트릭 마버(Patrick Marber)의 대표작으로, 1997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슬아슬하게 얽힌 네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통한 집착과 욕심, 인간관계의 심연을 조명하는 깊이 있는 대본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새롭게 막을 올리는 ‘클로저’에 대해 김지호 연출은 “이성적으로 시작하는 사랑도 있고,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사랑도 있을 것 같다. 저번 시즌은 이성적으로 사랑을 시작했다면 이번에는 뜨겁고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온도 차이에서 오는 표현의 방법을 달리했다. 더 솔직해졌고, 한 명 한 명 인물들의 성격이나 감정이 도드라져 보인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1997년 초연 이래 유럽, 일본, 호주 등 전 세계 50여 개국, 100여 개 도시, 30여 개 언어로 번역돼 공연된 ‘클로저’는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는 명작으로 손꼽힌다. 2004년 나탈리 포트만, 주드 로,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이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클로저’는 많이 사랑받은 영화고 모두가 알고 있을 법한 영화”라고 말한 김지호 연출은 “저의 인상 속 ‘클로저’는 사랑에 가까웠던 영화다. 사랑 이야기이지만 달콤하거나 끈적이지 않는다. 원작자는 이상과는 다른 현실 속의 사랑에 대해 연민과 냉소를 동시에 품고 바라보고 있다”며 “차갑고 조금 더 서로를 비웃을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보다 미움과 사랑이 날것으로 표현됐으며, 대사가 조금 더 직설적이고 날카롭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선보이는 ‘클로저’를 위해 명품 창작진이 나섰다. 불편한 진실을 비틀린 유머와 함께 드러내고 관계의 본질을 고찰하는 작품 특유의 씁쓸한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학로 대표 스테디셀러 연극 ‘옥탑방 고양이’의 박은혜 작가가 합류했으며, 번역에는 김은하 번역가가 함께하며 네 인물의 서사를 깊이 있게 다뤘다. 2024년 ‘클로저’에 이어 연극 ‘엘리펀트 송’ ‘애나액스’,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 ‘비하인드 문’ 등 작품의 서사를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김지호 연출이 다시 한번 지휘봉을 잡아 한 단계 더 탄탄해진 ‘클로저’를 이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연출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두 시즌 연속해서 연출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고 밝힌 김지호 연출은 “지난 시즌에는 더 다듬고 감추고 표현되지 않는 곳에서 표현되기를 애썼던 것 같다. 반면 이번에는 조금 더 솔직하게 표현하고 각자의 매력을 더 살리고자 했다”고 고백했다.
배우 라인업 또한 화려하다. 사랑과 배신에 괴로워하면서도 성장하는 래리 역은 오만석, 배수빈, 홍우진이 연기하며, 두 번의 운명적인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안나 역에는 최강희, 리사, 장희진이 함께한다. 앨리스와 안나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댄 역에는 홍종현, 강영석, 이도윤이 캐스팅됐으며, 모두를 순식간에 반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매력의 앨리스 역에는 전성민, 소주연, 이나은이 출연한다.
‘클로저’로 오랜 연기 공백기를 깨게 된 최강희는 “영화 ‘클로저’를 너무 좋아했었다. 오랜 공백기 끝에 복귀하고 연기하고 싶었던 시간이 1년 정도 됐던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이 없었다. 제안이 들어왔을 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작품이었기에 끌렸다”며 “연극이 처음이기에 부담도 있었지만, 문근영 배우라든지 헬스장도 같이 다녔던 진서연 배우가 ‘클로저’가 좋았다고, 해보면 좋겠다고 해서 용기가 생겼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수많은 뮤지컬 무대에 올랐던 리사 또한 연극은 ‘클로저’가 처음이다. 리사는 “저 역시 ‘클로저’는 영화로 먼저 접했다. 뮤지컬에 출연할 당시 작품 제안이 왔었지만, 음악 없이 대사로 하는 것이 두려웠다. 연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시점에 ‘클로저’가 첫 작품이면 좋겠다 싶었다. 연출이 누구인지 궁금했는데, 김지호 연출이 한다고 해서 바로 하겠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종현 또한 ‘클로저’를 영화로 먼저 접했다고 말하며 “오래전에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찾아봤는데 어릴 때와 다른 느낌이 들더라. 나이가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연극에 도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든 건 오래전인데 그동안 인연이 닿지 않다가, 이번에 감사히 참석할 수 있었다. 제가 마지막에 캐스팅이 됐는데 함께하기로 했던 배우들이 좋은 분이 많아서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른 작품과는 달랐던 점은 지금 시대와 멀지 않은 시점의 이야기이기에 연극을 처음 하지만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털어놓았다.
연극이 처음인 이도윤은 “정말 적은 지문과 방대한 대사량에 놀랐다. 한마디 한마디가 관계성 안에서 티키타카가 이뤄지는 것이 어렵겠다 하면서도 설렘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그룹 에이프릴 출신 이나은 역시 ‘클로저’로 연극 연기에 도전한다. 배우 중 가장 막내이자 다소 어린 나이에 수위가 높은 작품에 도전하게 된 것에 대해 “저 역시 ‘클로저’라는 영화를 여러 번 찾아볼 정도로 좋아했었다. 이번에 함께한다고 했을 때 또 한 번 찾아봤는데, 여전히 매력적인 작품이어서 ‘참여하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며 “극 중 흡연신에 대한 부담보다는 저에게는 색다른 도전이기도 했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선배님과 재밌게 배우면서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김지호 연출은 완전히 새로운 배우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같은 작업을 전혀 다른 배우와 함께할 수 있음이 행운이었다. 지루할 틈이 없고 저의 머리를 쉬게 할 틈이 없다. 열정적으로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공유하고 대화하고 만들어가는 중”이라며 “여기 있는 배우 모두 너무나 잘생기고 예쁘고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며 “이번 캐스팅은 딱 그 지점에 맞게 회사에서 준비해준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소주연 또한 ‘클로저’로 두 번째 연극에 도전한 소감에 대해 “좋은 배우와 연출을 만나서 케미도 좋고, 분위기도 즐거워서 부담을 내려놓고 열심히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클로저’는 2026년 9월 새롭게 태어난다. 3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새롭게 선보이게 된 것에 대해 오만석은 “30년 전 젊은 세대들이 사랑을 나누고 받아들이는 방식과 지금 사랑을 나누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진 것 같다. 사랑을 확인하는 장소도 변했다. 세대의 변화를 강조하기보다는 인물 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으며,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이를 부각하기 위한 연기를 하기 위해 신경 썼다”고 이야기 했다.
김지호 연출 역시 “‘클로저’라는 작품은 사랑의 아름다운 면을 아름답다고 하기보다는 사랑의 갈등을 모아놓고 얼마나 아픈지를 말하는 작품이다. 사랑으로 상처받는 모습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표현의 방법을 달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테면 언어의 순화라든지 현재의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을 사용한다든지, 감정 표현을 건조하게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세대의 간극이 중화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연극 ‘클로저’는 오는 9월 15일부터 12월 6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된다.
[대학로(서울)=금빛나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