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20년 팬사이트 폐쇄 23일 만에 사과…열리지 못한 전시 마지막 날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이 20년간 자신을 응원한 팬사이트가 문을 닫은 지 23일 만에 직접 사과한 가운데, 이날은 팬들이 준비했던 앨범 기념 전시회가 끝날 예정이었던 날이기도 했다.

탑은 1일 자신의 SNS에 “지난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함께해주신 최승현닷컴 운영진분들께 저의 진심을 전하고 싶습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여러 상황 속에서 제 말 한마디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마음을 전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라며 “늦었지만 저의 진심만큼은 직접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이 20년간 자신을 응원한 팬사이트가 문을 닫은 지 23일 만에 직접 사과한 가운데, 이날은 팬들이 준비했던 앨범 기념 전시회가 끝날 예정이었던 날이기도 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이 20년간 자신을 응원한 팬사이트가 문을 닫은 지 23일 만에 직접 사과한 가운데, 이날은 팬들이 준비했던 앨범 기념 전시회가 끝날 예정이었던 날이기도 했다. / 사진 = 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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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탑이 사과문을 올린 11월 1일은 팬사이트 ‘최승현닷컴(CHOIDOT)’이 준비했던 전시회 ‘OFF GRID : NEW GROUND’의 마지막 예정일이었다.

당초 팬사이트는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간 탑의 첫 솔로 정규앨범 ‘다중관점(ANOTHER DIMENSION)’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앨범에 수록된 11곡을 서로 다른 공간과 콘셉트로 표현해 팬들이 음악에 담긴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도록 준비한 행사였다.

그러나 전시회는 끝내 열리지 못했다.

팬사이트 운영진은 지난 10월 4일 공식 계정을 통해 전시 취소를 알렸다.

당초 이틀간 총 300명의 관람객을 예상하고 행사 규모를 정했지만, 실제 신청 인원은 목표의 약 25%에 그쳤다는 설명이었다.

이미 전시장 대관 계약을 맺고 계약금까지 지급한 상태였다.

운영진은 추가적인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예약한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지만, 기존 신청자들의 취소 요청까지 잇따르면서 전시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시 준비에 책정한 예산은 약 900만원이었다.

운영진은 이후 운영 종료를 알리는 글에서 첫 주 신청자가 약 20명에 그쳤고, 신청 기간을 연장한 뒤에도 참여가 저조해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600만~700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금액들은 운영진이 밝힌 예산과 예상 부담액으로, 실제 확정된 손실액은 아니다.

해외에서 전시를 보기 위해 한국 방문을 계획한 팬들도 있었다. 운영진은 이들의 항공권과 숙박 일정에 추가적인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취소 결정을 서둘러 알렸다고 밝혔다.

그렇게 준비했던 전시를 포기한 지 닷새 만에 팬사이트는 더 큰 결정을 내렸다.

지난 10월 9일 최승현닷컴이 20년간 이어온 운영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최승현닷컴은 빅뱅이 2006년 8월 19일 데뷔한 지 불과 닷새 뒤인 8월 24일 문을 연 팬사이트였다.

탑이 가수로 첫발을 내디딘 시절부터 활동을 기록하고 응원해온 팬들이 20년 만에 팬사이트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셈이다.

하지만 운영진이 밝힌 이유는 단순히 전시회가 취소됐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운영진은 탑과 소속사 탑스팟 픽쳐스가 현실을 외면하고 책임을 회피했으며, 팬들의 헌신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를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앨범 홍보와 프로모션은 물론 팬 소통과 서포트에 필요한 실무까지 개인 팬사이트의 자발적인 활동에 의존해왔다고 지적했다.

해외 팬들의 문의에 대응하는 일도 운영진의 몫이었다는 설명이다.

운영진은 소속사가 필요할 때에는 게시물 수정이나 사진 삭제를 요청하면서도, 정작 팬들이 문의할 공식적인 소통 창구는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탑을 위해 오랫동안 활동해온 팬들이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은 전시 비용뿐 아니라 팬사이트에 쌓인 업무와 책임이었다.

운영진은 탑을 향해서도 직접적인 말을 남겼다.

“앨범은 팬들에게 내려 주는 선물이나 영광이 아니다.”

이어 팬들이 알아서 움직여 줄 것이라는 생각을 내려놓길 바란다며 가수와 소속사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당시 탑과 배우 나나의 열애 소식이 전해진 뒤 전시 취소가 발표되면서 팬들의 반발이 열애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운영진은 이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많은 팬이 두 사람의 관계를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사생활이기에 언급하지 않았다며, 전시 취소와 운영 종료를 단순히 연애에 화가 난 팬들의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팬사이트가 운영 종료를 선언한 다음 날인 10월 10일, 소속사는 먼저 사과했다.

탑스팟 픽쳐스는 공식 입장을 통해 팬들에게 활동 소식과 소통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팬들의 의견을 가까이에서 듣고 소통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탑 본인의 직접적인 사과는 그로부터 22일이 지난 11월 1일에 나왔다.

팬사이트 운영 종료 선언일로부터는 23일 만이었다.

탑은 자신조차 스스로를 믿기 어려웠던 순간에도 팬들이 자신을 믿어줬다며 그 응원 덕분에 다시 음악을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결같이 그곳을 지키기 위해 쏟아주신 시간과 노력, 그리고 함께 마음을 모아주신 팬 여러분의 소중한 진심을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승현닷컴 운영진을 누구보다 오랜 시간 헌신적인 사랑을 보내준 사람들이자 자신의 큰 버팀목이라고 표현했다.

팬들이 보내준 관심과 사랑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탑은 “저로 인해 오해를 받고 상처를 받으신 최승현닷컴 운영진분들과 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이날 사과문에는 팬사이트가 지적한 공식 소통 창구와 실무 부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2006년 데뷔 닷새 뒤부터 탑을 응원했던 팬들은 20년 만에 운영 종료를 선언했고, 새 앨범을 위해 준비했던 전시도 열리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전시회가 마지막 일정을 마쳤어야 할 11월 1일, 탑은 그동안 자신을 지켜온 팬들의 시간과 노력이 제대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그들의 시간과 노력, 그 안에 담긴 진심이 오해와 추측으로 가려지지 않고 온전한 의미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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