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연예팀] KBO 리그(한국프로야구)에는 ‘타자는 이승엽, 투수는 선동열,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옛말이 있다. ‘이종범’이라는 이름이 범상치 않은 것인지 음악계에도 동명이인의 천재가 존재한다.
사이키델릭 음악가 ‘전자양’의 본명이 바로 ‘이종범’이다. ‘전자양’이라는 이름은 미국 SF 거장 ‘필립 K. 딕(1982년 사망)’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electric sheep)을 꿈꾸는가?’에서 따왔다. 음악장르를 굳이 정의하자면 감성적인 ‘포크’와 몽환적인 ‘일렉트로닉’의 조화 정도일까.
전자양 정규 1집은 2001년 8월25일 발매한 ‘Day Is Far Too Long’이다. ‘홈레코딩’, 즉 모든 음반 수록곡의 녹음을 집에서 혼자 했다. 그럼에도 음악 웹진 ‘100BEAT’가 전문가 39인 설문조사로 선정한 ‘2000년대 국내 100대 명반’에서 33위에 올랐다.
‘글’로 이 앨범의 우수함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티가 나지만 촌스럽진 않다. 우울하나 늪에 빠질 정도는 아니다. 일본음악의 영향이 느껴지나 그들과는 차별화된다. 전자음악의 비중이 작진 않으나 ‘일렉트로닉’ 장르에 거부감 있는 이들도 접하는 데 무리가 없다. 그러기에 ‘막무가내 추천’을 하겠다.
‘전자양’ 1집 ‘Day Is Far Too Long’ 커버
‘Day Is Far Too Long’은 총 15곡으로 구성됐다. 1번 트랙 ‘치즈달 여행’, 5번 트랙 ‘달이 우물에 빠진 날’, 7번 트랙 ‘아스피린 소년’, 9번 트랙 ‘통조림’이 비교적 알려졌다.
수록곡을 순서대로 들으면 제각각이 아닌 하나의 앨범이라는 느낌이 든다. 특정곡만 두드러졌다면 ‘명반’이라는 호평은 받지 못했을 것이다.
전자양의 보컬은 일반적인 ‘1인 밴드’와 달리 ‘존재감’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튀지 않는 대신 곡의 일부로는 더할 나위 훌륭하다. 상기한 앨범 혹은 가수의 특성을 논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가사’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덧 데뷔 16년째인 전자양의 결과물은 정규앨범 2장과 싱글 하나다. 3차례로 나눠 공개가 예고된 3집의 1번째 부분은 2015년 9월30일 ‘소음의 왕’이라는 제목으로 발매됐다. 1집만큼은 아니나 2집보다는 평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