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문재인 재벌개혁 합류 환영” (전문)

[매경닷컴 MK스포츠 뉴스팀] 더불어민주당 박원순(61) 제35·36대 서울특별시장이 재벌개혁에 대해 말했다.

이하 11일 박원순 시장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전문.

늦었지만 문재인 전 대표가 재벌개혁의 대열에 함께해 주신 것에 환영합니다. 이제부터 혁신경쟁이 시작되는 것 같아 반갑습니다.

사실 그동안 문재인 전 대표의 재벌에 대한 행보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지난해 싱크탱크 발족에서 재벌개혁 대신 성장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후 가장 첫 번째 일정으로 삼성, 현대, SK, LG 4대 재벌의 경제연구소장과 간담회를 열고 그 자리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여전히 재벌 대기업이 견인차 구실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발언들과 행보에 비춰보면 이번 재벌개혁안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구체적 안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깁니다.

이번 대책에서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를 포함한) “역대 정부가 재벌개혁을 공약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진단하면서도, “실현 가능한 약속”만 하겠다고 전제함으로써 과연 근본적인 재벌개혁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들게 합니다. 재벌이라는 힘센 권력 앞에서 “실현 가능한” 약속이란 근본적이고 철저한 개혁보다는 재벌과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하겠다는 것으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재벌경제력 집중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이 빠져있습니다. 계열분리명령제나 기업분할명령제처럼 재벌의 힘을 오남용하여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경우에 정부가 계열사 주식 매각 또는 기업 분할을 명령할 수 있는 특단의 제도적 뒷받침 없이 재벌개혁을 얘기하는 것은 공허합니다.

문 전 대표가 발표한 집중투표제와 전자투표, 서면투표 도입, 노동자추천이사제 등은 필요한 제도이지만 이러한 절차적 견제장치 마련만 가지고는 재벌총수 일가의 전횡과 경제력 집중을 막을 수 없습다.

둘째, 경영능력이 없는 2,3세로의 불법 세습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부재합니다.

경영 능력은 물론이고 기업가 윤리가 결여된 재벌 2,3세로의 불법 세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증여세를 강화, 정상화하고, 공익법인을 통한 세습을 강력하게 제한해야 함에도 이러한 문제의식과 구체적인 방안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셋째, 재벌 원청-하청, 재벌-중소기업/중소상인 사이의 갑을 관계 혁파 방안도 미흡합니다.

재벌은 압도적인 경제권력을 바탕으로 하청 중소기업과 중소상인과 노동자를 약탈하고 있습니다. 갑질 횡포에 대한 수사 강화만으로 이를 해결할 수는 없다. 원-하청 기업 간 상생을 위한 초과이익공유제도를 도입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등 근본적 방안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다면 갑을관계 혁파는 빈말에 그칠 것입니다.

넷째, 경제적 약자의 단결권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재벌개혁 방안이 빠졌습니다.

경제적 약자의 힘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재벌개혁은 공염불이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 중소상인의 집단교섭권을 인정하고, 노동조합을 강화하는 것을 바탕으로 약자의 힘과 협상력을 강화해 재벌 권력의 힘을 견제하지 않는다면, 재벌개혁은 가망이 없습니다.

현재 권력관계를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접근 방식으로는 참여정부를 포함한 역대 정부처럼 재벌개혁은 실패할 것입니다.

모든 약속은 살아온 삶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불평등 불공정 해소를 위해 무슨 말을 하느냐?’가 아닌 무슨 일을 해왔고?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물어야 합니다. 물음이 바뀌어야 리더쉽이 바뀝니다.

사진설명
사진=박원순 시장 SNS 공식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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