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명 예술가의 든든한 후원자 금보성 대표

[매경닷컴 MK스포츠 박찬형 기자] 비가 내린 다음날, 깨끗한 공기와 부드러운 햇살 속에서 유난히 빛을 뽐내고 있는 곳이 있었다. 창작의 무거운 짐을 진 작가들의 쉼터로 자리 잡은 평창동 ‘금보성아트센터’였다.

‘금보성아트센터’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시회를 기획하는 곳 중의 한 곳이지만 직원이 없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인터뷰를 위해 찾은 그날 또한 금보성 대표는 전시회를 위해 각종 물건들을 이리저리 옮기기 바빴다.

시인이자 독보적인 한글회화의 거장 금보성 대표는 한글을 현대회화로 뿌리내린 작가로 예술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그는 19세에 등단해 7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며, 49회 개인전을 가진 작가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그런 그가 지난 2011년 그로리치화랑, 2012년 김흥수미술관(故김흥수 화백) 인수를 하면서 금보성아트센터 개관했다. 2017년 전시작가 2,000여 명, 매년 1,000명의 작가 전시로 국내에선 유일무이하다. 금보성 대표는 어떤 이유에서 갤러리를 개관하게 됐을까. “33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좋은 작가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 특히 무명의 작가들이 본인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작품에 대한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섰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

금보성 대표는 한국 고유의 예술을 묵묵히 지켜보면서 ‘우리다움’을 제대로 보여줄 대(大)작가의 탄생을 염원해왔다. ‘단원 김홍도’를 늘 가슴 속에 품으면서 말이다.

때문에 금 대표는 비록 화단에서 저평가됐지만, 한국 고유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가진 작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작가상’ 시상이 그 예다. 이 시상식은 금보성아트센터와 한국미술협회가 공동 주최하며, 65세 이상의 작가가 선정된다. 수상작가 전시는 내년에 금보성 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특히 총 1억 원의 어마어마한 상금이 주어진다.

“상금이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을 수도 있다. 평생을 작업에 몰두해온 작가에게 보상이랄까, 상금을 받고 이후 작업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다른 무명작가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다. 65세 이상이란 나이 제한을 둔 것은 인간이 65세 이상 정도 되면 가지고 있는 욕망을 버리고 흔들림 없이 작업에만 몰두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기철학과 내면을 보는 이들에게 전달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제2회 한국작가상’ 수상자로 서양화가 이흥덕(66) 작가가 선정됐다. 화가 이흥덕은 1980년대부터 꾸준히 대한민국의 현실과 삶을 관찰해왔다. 위선적인 삶을 이어가는 도시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가하면, 때론 우리 시대의 에로시티즘(Eroticism)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다. “심사위원들이 시상자를 선정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뒀던 것은 ‘모방’이 아닌 ‘창작’이었다. 창작을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미술과 현대 미술이 어우러짐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있나가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이흥덕 선생님이 높게 평가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가렵고, 힘들고, 불편한 것들은 그림으로 표현하지 않는데, 이흥덕 선생님은 시사적인 요소를 배가시켜서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예술, 그리고 작가들을 위해 고된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금보성 대표이지만, 그는 미술계 이단아 또는 기린아라고 불린다.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정도(正道)의 길을 걸었다. 오랜 시간 동안 예술을 하며 느꼈던 것들, 그걸 하나씩 적용하고 구체적으로 실험하는 과정에 있어서 ‘이단아’ ‘기린아’라는 닉네임을 받았는데, 칭찬의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작가로서의 길은 문화라고 하는 커다란 미래를 일구는 역할이다.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문화, 예술을 개척하는데 정진할 것이다.”

[chanyu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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