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장기하와 얼굴들이 올해를 끝으로 해체한다. 최고일 때 훈훈하게 마무리한다는 이들에게 아쉽지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위워크 여의도역점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장기하, 정중엽, 이종민, 전일준, 이민기, 하세가와 요헤이)의 마지막 앨범인 정규 5집 ‘모노(mono)’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mono’는 앨범의 타이틀처럼 ‘혼자’라는 키워드로 쓰여진 곡들로 구성된 앨범이다.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와 선공개곡 ‘초심’을 포함해 총 9곡이 수록된다.
사진=‘그건 니 생각이고’ 뮤직비디오 캡처
이날 정규 5집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많이 나온 질문은 해체에 대한 생각, 향후 활동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장기하는 ‘앨범에 이별, 혼자라는 느낌이 강하다’라는 말에 “밴드를 마무리한다고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니다. 별 생각 없었는데 아름다운 마무리를 한다고 약속하고, 음악을 들어보니까 남달랐다.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하면서 추구해왔던 것은 ‘밴드 편성인데 어떻게 군더더기 없이 할까’였다. 그런 기준으로 앨범이 완성될 때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최고라는 생각을 했다. 6집이 더 좋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흥행 기준을 다를 수 있지만, 정점일 때 해산하는 게 가장 좋은 타이밍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논의를 한 끝에 다 뜻을 모았다”고 밴드를 마무리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또 “음악적으로 자부심이 최고치에 마무리하니까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것 같다. 서로의 불만과 하락세일 때 헤어지면 웃으면서 헤어지지 못할 것 같다. 우리와 팬들이 아쉬울 때 마무리를 하는 게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멤버들도 한 명씩 해체 소감을 전했다. 이종민은 “일단은 오늘 새 앨범이 나온다. 12월 31일까지는 계속 공연이 있어서, 활동하느라 다른 생각은 딱히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중엽은 “한국에서 10년 동안 밴드를 하고 그게 잘 끝낼 수 있다는 거는 굉장히 희박한 확률인 것 같다. 굉장히 즐겁게 이루고 싶은 모든 것을 이룬 것 같다. 밴드가 보통 사건, 사고로 마무리 되는데 그런 거 없이 마무리 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한편으로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진 않지만 재미있던 기억을 가지고 다른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민기는 “아쉬운 것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 같다. 그럼에도 지금이 밴드를 마무리하는 게 가장 좋은 시기라는 생각은 들었다. 감정적으로 밴드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은 감각하지 못하겠다. 새 앨범 활동하는 것이 먼저고, 밴드를 마무리하는 12월 31일 지나고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하세가와 요헤이는 “해체, 헤어짐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안든다. 6명이 가족으로 지내왔다. 가족이 같이 사는데 독립을 하는 걸로 생각이 든다. 또 만날 수 있는 환경이라서 해체, 헤어짐이라고 생각 안 한다”고 쿨하게 말했다.
전일준은 “같이 의논을 했을 때 저는 마음에 우울이 찾아왔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원년 멤버는 아니고 중간에 합류된 멤버다. 굉장한 팬으로 함께 하게 돼 기뻤는데 마무리하자고 이야기하고, 돌이켜 생각하면 장기하와 얼굴들은 대한민국 최고의 밴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해서 우울이 온 것 같다. 그래도 새로운 길이 열리는 거라고 생각해서 지금의 할 일을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초심’ 뮤직비디오 캡처
또 장기하는 장기하와 얼굴들이라는 밴드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남긴 점에 대해 묻자 “우리나라 음악사에 족적을 남기겠다는 야심은 없었는데 자연스러움을 추구했다, 작곡가로서 저는 평소에 쓰는 말, 억양으로 노래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우리 모두가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하는 것이 우리나라 말을 부끄러워하는 경우다. 더 잘 나가는 나라가 있고, 언어가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한글 고유의 특성을 숨긴 채 대중음악이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크게 봤을 때 점점 그렇게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다른 거는 몰라도 그런 경향이 있든가 말든가 우리말을 자연스럽게 썼다는 것은 감히 우리가 뭔가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에게 밴드 해체 후 활동에 대해 물어보자, 장기하는 “아무것도 정해놓은 게 없다. ‘솔로 낼 것이냐’ ‘팀을 결정할 것이냐’ 이전에 내년 1월 1일부터 어떻게 인간답게 살아갈 것인가를 무에서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정중엽은 “나는 가족이 있어서. 연극, 무대 음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부분을 더 열심히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종민은 “개인 솔로 활동을 해왔다. 솔로 활동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민기 “다른 밴드에 소속이 되어 있는데 내년 새 앨범을 목표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세가와 요헤이는 “프로듀서, DJ를 해보고 싶고 노래 아닌 다른 분야를 도전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라며 말했고, 전일준은 “무계획으로 살고 있다. 2에서 3을 넘어가는 것이 가장 궁금하다”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올 연말까지 활동한 뒤 밴드 마무리를 예고한 장기하와 얼굴들은 각종 공연과 전시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으로, 팬들의 보내준 애정과 관심에 보답하며 마지막 모든 순간들을 팬들과 함께 장식할 계획이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