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취재=안하나 기자/영상=민진경 기자] 찬 바람이 불어 코끝이 시려오는 계절 11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금보성아트센터를 찾았다.
한적함과 자연과 어우러진 곳에 공존하는 이곳에 초대전을 열고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이두리 작가.
이두리 작가는 여느 작가보다 어린 나이기는 했지만, 자신의 작품을 향한 생각과 가치관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이두리 작가 사진=금보성아트센터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초반에 전시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한 작업도 있지만, 전시장도 넓어 부담이 있었다. 허나 좋은 제의였고, 의미가 있어 전시를 하기로 결정했다.
작품이 독특하다. 어떻게 구상해 지금의 작품으로 탄생하게 됐나.
작품들을 보면 모두 물고기가 한 마리씩 들어간다.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 스토리텔링이 들어가 있기에 생각하고 구상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에 전시 제안을 받고 고민했지만, 이 또한 작업의 일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
기법이 남다를 것 같다. 설명해 준다면.
각각 사람들의 개성 등을 우주적인 관점에서 추상적으로 시각화로 표현하고자 했다. 허나 복잡하지 않게 최대한 단순하게 그려내는 것이 키 포인트다. 가까이서 보면 선들이 지그재그로 얽혀있는데, 멀리서 보면 프레임 틀 안에서 하나의 덩어리로 보인다.
사후세계를 작품의 주제로 다루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늘 사후세계를 떠올렸을 때 두려움, 죽음 등을 떠올리지 않게 하는 것이 내가 작품을 해나가는 이유이자 이번 전시회를 연 목표이기도 하다. 처음에 감상자들은 ‘사후세계 표현한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예뻐?’, ‘밝아’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허나 이것 또한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한다. 왜 늘 죽음을 어둡게만 바라봐야 하는지 의문이다. 그러나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다. 이에 죽음을 회피하기보다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 즐기거나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색도 밝게 사용하는 것이다.
작업을 통해 사후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는지.
사실 초반에는 모두 붕어로 돼 있다. 사진 촬영을 하고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당시에는 이것밖에 없었다. 즉 낚시하고 이것을 쌓아놓고, 이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됐다. 그곳에서 삶, 죽음을 떠올리게 됐고 ‘이것을 작업해 보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하게 됐다. 초반에는 엄숙한 색으로 작업을 했다. 나 역시 두려움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이두리 작가 작품 사진 사진=금보성아트센터
이번에는 작품의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고 했는데.
그동안 작업에는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허나 이번에 전시회를 열면서 파란 배경에 가족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넣었다. 아련함과 슬픔을 강조하고 싶어 파란색을 선택했다. 또한 크기는 작지만,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어느 날 문득 가족이 떠올랐고, 그에 앞서 부모님이 떠올랐다. 지금은 살아계시지만 언젠가 내 곁을 떠날 모습을 상상하며..자세히 보면 부모님은 스며들어 있고 자식들은 부각돼 있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가족의 이미지를 보면서 붙어있는 거 같지만 또 붙어있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작품의 전반적으로 물고기가 등장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보면 작품에 한마디가 들어가 있다. 사후세계를 표현하려면 신이 필요하다. 신이 등장하지 않으면 이 이야기를 이어갈 수 없다. 이에 신격화할 대상을 찾았다. 식물로 따지면 고사리와 같은 존재로, 고대로 눈을 돌려 찾은 것이 바로 작업에 표현한 물고기다. 이 어종이 오래됐고, 비늘도 고급스러워 신격화시켰다. 물고기를 물고기로 보지 않게 최선을 다해 작업하고 있다. 특히 물고기를 보면 시선이 다 있다. 감상자와 눈이 마주치게 설정을 해놨다. 신이 감상자를 쳐다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
물고기의 시선을 정면으로 한 이유가 있나.
측면보다는 정면 이미지가 많다. 공격적일 수도 있지만, 뭔가 지켜보고 있다는 의미를 주고 싶었다. 또 서로 교감하고 물어보는 듯한 느낌을 심어주고 싶었다.
앞으로의 작업 계획은.
작업의 맥락은 바뀌지 않지만, 스타일은 바뀔 거 같다. 가장 큰 특징은 대형 작업을 위주로 할 생각이다. 사후세계라는 자체가 스케일이 광범위한데, 이런 느낌을 크게 주기 위해서는 사이즈도 함께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물고기의 크기에도 의미를 부여할 생각이다. mk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