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청춘의 방황을 담은 얼굴 [유열의 음악앨범②]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청춘의 시기에 필연적인 방황이 정해인의 얼굴을 통해 복잡미묘한 울림을 던졌다. 첫 멜로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다시금 독자적인 영역을 확고히 한 정해인이다.

2014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로 데뷔한 정해인은 드라마 ‘블러드’ ‘그래, 그런 거야’ ‘불야성’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을 통해 브라운관 멜로 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5년 영화 ‘사랑니’ 이후 14년 만에 정통 멜로로 돌아온 정지우 감독의 ‘유열의 음악앨범’은 정해인의 첫 멜로영화 주연작이다. 이번 영화에서 정해인은 가장 소중한 한 사람만 있으면 되는 남자 현우 역을 맡아 미수 역의 김고은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배우 정해인 사진=옥영화 기자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배우 정해인 사진=옥영화 기자
‘유열의 음악앨범’의 장르는 멜로이긴 하지만 두 남녀의 사랑만큼이나 두드러지는 게 인물의 성장이다. 미수는 뜻대로 되지 않는 삶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현우는 지속적으로 불행과 위기 속에 놓이며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보낸다. 각자가 품고 있는 상처와 균열이 아물지 않으니 사랑이 잘 될 리도 없다. 특히나 현우의 서사는 예상보다 훨씬 더 묵직하고 어둡다. 정해인은 자신의 의지와 달리 자꾸만 나락으로 빠지는 현우의 감정을 세밀하게 잡아내 극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든다. 영화 속 현우의 목표는 딱 하나다. 어느새 자신의 전부가 된 미수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현우의 소박하고 원대한 꿈이다. 하지만 현우가 행복에 다가가려 할 때마다 세상은 모질게도 그의 손을 놓아버리고, 잠깐의 단잠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막다른 길에서 맴도는 듯한 현우의 모습은 삶에 대한 깊은 회의감 그 자체다. 그런 현우를 연기하는 정해인의 얼굴에는 반항심과 억울함, 그리고 박탈감이 짙게 서려 있다. 마냥 울부짖기만 하지 않고 감정의 진폭을 다양하게 그려낸 정해인의 영리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스틸컷 사진=CGV아트하우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스틸컷 사진=CGV아트하우스
‘유열의 음악앨범’은 분명 멜로 영화인데, 현우의 성장담처럼 느껴지는 이유도 정해인의 연기에 있다. 이제 믿고 보는 멜로 장인으로 거듭난 정해인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이전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면이 적절히 배합됐다. 정해인이 그려낸 청춘의 방황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안을 건넨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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