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예능 지형도, 정작 ‘노동’은 어디에 [일로 만난 사이②]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노을 기자

다양한 변주를 이어가는 요즘 예능 지형도의 중심에는 노동을 전면에 내세운 ‘일로 만난 사이’가 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노동보다는 야외 버라이어티에 가까워 아쉬움이 남는다.

tvN 예능 프로그램 ‘일로 만난 사이’가 지난달 24일 뜨거운 관심 속에 베일을 벗었다. 일로 만난 사이끼리 일손이 부족한 곳에서 땀 흘려 일하고 번 돈을 나를 위해 쓴다는 콘셉트의 ‘일로 만난 사이’의 중심에는 유재석이 있고, 그와 일로 엮인 지인들이 빈자리를 채운다.

‘일로 만난 사이’는 유재석이 지인들과 함께 하는 노동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들이 하는 일은 웃음으로 무마할 수 있는, 그리 간단한 노동이 아니다. 첫 회 게스트였던 이효리의 말마따나 ‘체험 삶의 현장’을 연상케 하는 게 당연지사다. 유재석과 일로 만난 각 회차 게스트들은 제작진이 미리 섭외한 노동의 현장으로 향해 구슬땀을 흘린다. 그곳에는 일손이 절실한 사장님들이 있고, 외국인 근로자가 있다.

‘일로 만난 사이’ 포스터 사진=tvN ‘일로 만난 사이’
‘일로 만난 사이’ 포스터 사진=tvN ‘일로 만난 사이’
이들이 찾은 제주도 녹차 밭, 무안 고구마 밭은 말만 들어도 노동의 강도가 보통이 아니라는 게 느껴진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노동이 중심인 프로그램에 정작 노동자가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타인의 일터를 소재로 삼고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진짜 노동’을 곁가지 취급하지 않는 게 예의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애초에 ‘노동 힐링 프로젝트’라는 설명에서 ‘노동’을 들어내고, 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바가 나았을지 모른다. 물론 온갖 헐뜯음이 난무하는 예능 세태에 태어난 ‘일로 만난 사이’는 그 자체만으로 반갑다. 과거 예능으로 인연을 맺은 유재석과 지인들의 만남도 시청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지점이다. 여기에 새로운 예능 지형도에 적응하고, 더 나아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유재석의 변화는 또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노동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일로 만난 사이’가 때때로 내비치는 안일함은 어쩔 수 없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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